[美國증시] 다우 급등부담 '조정국면'

주가가 5주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이같은 오름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목소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각종 지수들이 지난달 24일 최저치에서 무려 20% 가량 치솟는 등 단기 상승폭이 너무 큰 탓이다. 지난 금요일의 급락은 바로 이런 분위기에서 나왔다. 주간 전체로는 다우가 8,872.96으로 1.08%(94.90포인트) 오르고 나스닥이 1,380.62로 1.44%(19.61포인트) 올랐으나 금요일 하루에만 다우가 2%,나스닥이 3% 가량 꺾였다. 그동안 시장에 호재만 반영됐으나 이날은 갑자기 악재만 부각됐다. 월가 전략가들은 "갑자스런 악재 출현이라기보다는 단기 급등으로 경계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어느정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갑자기 떠오른 악재는 월가 애널리스트 부정 파문의 불똥이 세계 최대 금융회사인 씨티그룹의 최고경영진선까지 번진 것과 분식회계 여진이 끝나지 않은 AOL타임워너의 추가 자산상각 가능성.이같은 뉴스가 금요일(23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보도되면서 씨티그룹이 3% 떨어졌고 AOL은 9% 추락했다. 반등폭이 가장 컸던 기술주들도 인텔과 어플라이드매터리얼스 등 반도체 대표선수들이 5%이상씩 내리면서 한풀 꺾였다. 갑자기 분위기가 변하자 수요일(21일) "미국 경기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호재로 작용하던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 관계자들의 발언들도 금리인하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악재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조정을 받더라도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이란 데는 대체적인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주식시장에 다시 자금이 몰리는 게 가장 큰 원인.최근들어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일반투자자들의 자금이탈이 멈추고 기관투자가들이 채권쪽에 투자됐던 돈을 대거 주식으로 돌리고 있다. 월가에선 최근 주식으로 향하고 있는 연금펀드 규모는 약 9백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을 정도다. 결국 월가전문가들은 지난 5주간의 상승은 7월24일이 바닥점이었다는 것을 완전히 확인시켜주었으며 단기 조정을 받는다 해도 그 정도로 다시 추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심리적인 안정감이 생겼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주 월가의 하이라이트는 AOL타임워너와 AT&T가 2년이상 끌어온 투자회사 지분문제를 완전 정리한 것.AOL이 AT&T의 타임워너엔터테인먼트 주식을 21억달러의 현금과 15억달러의 AOL주식,그리고 새로 만드는 타임워너케이블사업 주식 21%를 주고 사는 대신 AT&T 가입자에게 AOL 온라인서비스를 케이브모뎀을 통해 제공한다는 것.이 뉴스가 주초 두 회사 주식을 급등시키며 다우와 나스닥 모두 강세를 이어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항공주와 자동차주들은 주가등락이 엇갈려 대조를 보였다. 지난 11일 미국 7대 항공사인 US에어웨이의 파산보호신청 이후 급락세를 보이던 항공사들은 최근 잇따른 구조조정 발표가 경비절감을 통한 이익증대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로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델타 노스웨스트 컨티넨털 등은 10%이상 올랐다. 그러나 자동차 주식들은 23일 최대 자동차메이커인 GM이 9월초부터 무이자 할부판매를 중단할지 모른다는 소식으로 2.8% 떨어지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