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히지 않는 집값] 강남부녀회 '담합' 조사에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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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하게 강남 부녀회 탓하지 말고 제대로 된 대책이나 세워라."
강남지역 주요 아파트 주변 중개업소의 담합 행위를 조사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나오자 강남 서초 송파구 일대 부녀회 관계자들이 발끈하고 있다.
이곳 중개업소들도 "아파트시장은 토지나 상가 등 다른 부동산 물건에 비해 단지별 평형별로 가격대가 형성되게 마련인데다 환금성이 높은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일률적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다"면서 "일부 부녀회나 반상회에서 나오는 얘기를 두고 공정거래법으로는 '담합'으로 몰아붙일 수 있을지 몰라도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으로 비쳐진다"고 말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후문 근처에서 영업 중인 B공인중개업소 L사장은 "정부가 일부 단지의 극성 부녀회 케이스를 가지고 지나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며 "강남 집값을 잡는게 목적이라면 제2 강남 건설 같은 '공급대책'이나 보유세 강화 같은 정부 대책이 얼마든지 있는데 왜 애꿎은 강남 사람들과 중개업소들을 죄인으로 모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도곡동 소재 E공인중개업소 K사장은 "1년 전까지만 해도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부동산 투자를 권장하는 정책을 폈었다"면서 "이제 와서 투기꾼 때려잡기에 열을 올리는 것은 '정부의 경기조절 실패' 책임을 '가진 자'들에게 떠넘기는 인기전술"이라고 꼬집었다.
대치동 H아파트의 박모 관리소장은 "강남 아파트는 언제나 매물이 달리는 상황이고 집주인도 '풍족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구태여 모여서 담합을 할 이유가 없다"면서 "강남 집값이 뛴다는 소문에 강남 이외 지역의 일부 단지 부녀회에서 움직이는지 모르지만 공정위가 강남 부녀회를 겨냥한 것은 '오조준'"이라고 말했다.
개포 시영아파트 김선옥 부녀회장은 "봉사단체인 부녀회를 어떻게 사업자로 볼 수 있느냐"며 "부녀회 회원들을 복부인으로 매도해서는 안된다"고 반발했다.
신도시로 갔다가 강남으로 되돌아왔다는 일원동의 주부 김희자씨(46)는 "평준화 확산,유흥가 난립 등으로 신도시 생활여건 등이 악화되는 바람에 '강남 U턴' 현상이 발생해 강남 아파트 값이 폭등 중"이라고 나름대로 분석하면서 "정부는 부동산 투기의 본질을 잘못보고 있다"고 혹평했다.
송종현.주용석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