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대 세계 첫 모바일 캠퍼스

숙명여대 멀티미디어학과에 다니는 K양. 오전 8시 등교,아침 식사를 하러 학생식당에 간다. 음식을 골라 계산할 차례. K양은 지갑대신 휴대폰을 꺼내더니 카운터에 놓인 단말기를 겨냥해서 버튼을 누른다. '삐∼익' 소리가 나면서 음식값이 휴대폰으로 결제된다. 오전 10시 강의를 들으러 대강당으로 간다. 수업은 시작됐지만 교수님은 출석을 부르지 않는다. K양과 친구들은 일제히 휴대폰을 꺼내 버튼을 누른다. 출석체크도 휴대폰으로 해결. 오후 2시 전공서적을 찾으려고 도서관에 들렀다. 출입구를 지나면서 휴대전화 버튼을 누르자 역시 무사통과. 휴대폰만으로 학생 출석 확인은 물론 도서관과 식당이용 등 캠퍼스생활을 대부분 해결하는 '모바일 캠퍼스'가 세계 최초로 이번 가을학기부터 선뵌다. 숙명여대는 26일 국민카드 비자카드 하렉스인포텍과 제휴를 맺고 2학기부터 '국민비자 휴대폰카드(ZOOP)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휴대폰 단말기에 학생증과 신용카드 정보를 내려받고 버튼을 누르면 개인정보와 카드정보가 적외선을 통해 전달됨으로써 신분확인과 카드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학생들은 휴대폰 버튼으로 출석확인과 도서관 대출은 물론 무인화기기를 통해 각종 증명서도 발급받을 수 있다. 구내식당 상가 등에서도 휴대폰 결제가 가능해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갖고 다닐 필요가 없다. 숙명여대는 먼저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도서관 구내식당 매점 자판기 현금인출기 등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다음달 2일부터 협력회사들과 함께 인프라 구축을 마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금인출기 9대, 자판기 64대, 무인발권기 2대, 일반상거래용 적외선 애뎁터 1백여대 등이 갖춰진다. 이 서비스는 현재 시범 운영 중이며 앞으로 학교 전체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교수 학생 직원 1백50여명으로 시범단을 구성해 사용토록 한 뒤 그 성과에 따라 전체 교직원 및 학생들에게 확대하기로 했다.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은 "모바일 캠퍼스를 구축하면 학생들의 복지가 증진되는 것은 물론 학사 행정도 대폭 간소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총장은 또 "앞으로 교내에서는 휴대폰간은 물론 휴대폰-구내전화간 통화도 무료화하는 등 휴대폰만으로 모든 대학생활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