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제1주제 : 대덕단지 어디로 가야 하나

대덕연구단지는 지난 30년동안 한국 과학기술 자립에 앞장서 왔다. 한국 과학기술개발의 본거지로 나름대로의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대덕단지가 당초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올렸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일부에서는 투자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다른 일부에서는 산.학.연 연계체제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대로 가다간 대덕이 평범한 연구단지의 하나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대덕단지가 명실상부한 '한국 과학기술의 요람'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덕단지의 과제를 짚어본다. ◆ 글로벌화를 서둘러라 =대덕에 있는 외국인 과학자는 1백24명. 2000년보다 40명이 늘어난 것이다. 기업체 연구소들의 연구 인력 다양화방침에 따라 외국인 수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대덕단지 안에는 아직 외국 연구업체가 한 곳도 없다. 연구단지의 글로벌화가 부진하다는 것이다. 반면에 외국 연구집적단지의 경우는 판이하다. 미국에서 대표적 연구단지인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에는 미국 연방정부 연구기관 외에도 일본 유럽 등 외국계 연구기관이 들어서 있다. 영국의 첨단 과학기술 집적 단지인 케임브리지 사이언스 파크에도 다국적 기업의 부속연구기관들이 입주해 있다. 대덕이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국제화가 필수적이다. 국가간 기술개발 협력 활성화를 위해 국제 업무지구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대덕연구단지를 과학기술 국제화 시범단지로 지정, 관련 정부부처의 적극적인 지원을 유도해야 한다고 일부에서 주장하고 있다. ◆ 벤처의 요람으로 키워라 =2000년 9월 설립된 대덕밸리는 대덕단지의 새로운 실험대로 떠올랐다. 대덕연구단지와 과학산업단지 신탄진공단 엑스포과학공원 및 정부 대전청사를 한 데 묶는 대덕밸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물론 이 모델은 미국 실리콘 밸리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현재 대덕밸리에는 8백개 벤처기업(등록기업 5백개)이 있다. 대덕연구단지 내 입주업체만도 2백81개에 이른다. 전자통신연구원에서만 1백50여개의 벤처기업이 창업됐다. 연구단지의 기술산물들이 벤처로 나올 수 있다는 증거다. 대덕이 벤처의 요람으로 되기 위해서는 기술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맨손으로도 창업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 단지를 분야별로 특화하라 =오덕성 교수(충남대)는 최근 '대덕연구단지 중장기 발전방향'이란 보고서에서 대덕연구단지를 4대 특화분야(생명공학 정보기술 정밀화학 신소재)로 중점 육성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연구원은 "대덕이 정보기술과 생명공학기술의 중심지로 되면 다른 분야가 소홀해진다"고 지적했다. 21세기 신기술이 생명공학과 정보기술로 향하는 만큼 단지의 중점 육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생명공학과 정보기술에 대한 벤처기업의 증가를 그 같은 논리의 배경으로 꼽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특성화로 인해 기계연구원 등 기존의 연구원들이 불이익을 받게되면서 대덕단지의 고른 성장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는 논리다. ◆ 인력저수지 기능을 강화하라 =대덕 연구원들의 유출입이 많아짐에 따라 연구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대덕의 인력 저수지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 정부출연연구소가 국가의 대형 연구개발과제를 현재보다 더 많이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박사급 우수인력들을 대거 양성, 산업계 등으로 배출해야 한다. 중장기적이고 원천적인 연구를 통해 벤처들이 자연스럽게 생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별취재팀 strong-kor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