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디지털시대의 직장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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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중 가장 불행한 사람이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회사에 가고 싶지 않다"는 푸념을 입버릇처럼 하는 사람이다.
직장인 중 한두 번 어느 누가 그런 생각을 안 해봤을까마는 자신이나 조직,둘 다에게 도움이 안되기는 마찬가지다.
심하면 정말 중한 병이 되는 출근 도피 현상의 원인은 자기 직업이 적성과 맞지 않거나, 과로에 시달리거나,자신의 일에 비해 보수가 형편없거나 하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직장 상하 혹은 동료간의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게 보편적인 것 같다.
그러나 사람 사이의 일은 말처럼 해결이 쉽지 않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필자의 경험을 예로 들면 그야말로 신명나는 직장생활이란 상사로부터 신임을 받고,동료로부터 신뢰를 받고, 후배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때 절로 가능하게 된다.
그러나 그런 혜택은 소수나 누리는 영광이고 결국 다수인 대부분은 직장에 대해 어느 정도 불만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불만은 역으로 자기 계발의 계기를 마련, 내일의 토대가 되기도 한다.
문제는 자기 노력의 성과를 상사나 동료에게 날치기 당하고,잘못은 사사건건 뒤집어쓰는 경우다.
게다가 존엄한 인간성은 둘째로 치더라도 직급을 이용, 사사건건 치도곤을 주면 그야말로 노이로제 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런 상태에서 일이 제대로 될 리 없고, 그런 조직이 발전을 가져올리 만무하다.
다행히도 그런 병폐는 디지털 시대에는 많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직이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우리 나라의 인터넷 보급률은 2001년 말 현재 51.5%.
지식경영과 관련 없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단히 빠른 속도다.
이같은 디지털 시대에는 대다수의 지식은 공유가 가능하기 때문에 '독창성'과 '속도'에 따라 조직이 살아남느냐가 결정된다.
남들이 생각 못한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가치로 승부해야 하는 것은 물론 빠른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개인의 개성과 공동체의 특성이 조화를 이뤄야만 한다.
하부조직의 자율적인 책임을 강조는 하되 자유로운 의사개진이 되도록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 시대의 권위와 구태를 반복하는 사람이 한 둘 있게 마련이고, 그들 때문에 시스템이 마비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결국 사람이 우선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대인관계의 문제해결이 활기찬 직장생활의 키워드인 셈이다.
최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