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아남반도체 인수대금 납입보류

동부가 아남반도체 지분 인수 대금 납입을 보류했다. 이는 동부전자와 TI(텍사스인스트루먼트)간 파운드리(위탁생산) 협상이 결렬된데 따른 것이어서 동부의 아남반도체 인수는 한동안 난항을 거듭할 전망이다. 동부측은 동부건설이 당초 이날까지 미국의 앰코테크놀로지측에 지불할 예정이던 아남반도체 지분 2천만주(지분율 16.1%) 인수 대금 1천1백40억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잔금 5백70억원을 납입하지 않았다고 28일 밝혔다. 동부 관계자는 "계약 당시에 비해 여건이 바뀐 만큼 인수조건 수정 등에 대해 원점에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부와 앰코는 잔금 납입 일정을 미뤄놓고 협상을 벌일 예정이나 빨라야 한 달 이후에나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동부전자의 경우 파운드리 사업규모를 늘리기 위해서는 아남반도체 인수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그러나 당초 지분인수의 전제조건이었던 TI와의 파운드리 계약이 무산됨에 따라 인수대금 인하와 조건 등의 수정을 앰코측에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요한 거래처를 넘겨받지 못한 만큼 현재 주당 5천7백원으로 돼 있는 주식인수가격을 상당폭 인하하거나 패키징(조립)업계를 장악하고 있는 앰코가 새로운 거래처를 알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앰코측은 계약조건을 일부 조정할 수는 있으나 큰 폭으로 바꾸는 방안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동부는 계열사인 동부화재와 생명이 신주인수방식으로 아남반도체에 6백억원을 출자, 이미 9.7%의 지분을 확보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