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등 노력 지속" .. 경영권 분쟁 새롬기술 오상수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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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롬기술의 오상수 사장(37)이 생애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지난달 친인척이 부당 내부자거래로 금융감독원의 고발을 당한데 이어 오 사장에 대한 상근감사의 검찰 고발, 홍기태 새롬벤처투자 사장의 기업인수.합병(M&A) 시도까지 악재가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입니다. 이왕 맞을 매라면 한번에 맞는게 낫다고 생각하지만 너무 한꺼번에 터지고 있어 감당하기가 쉽지 않네요. 그동안 힘들 때 쉬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제가 그렸던 모습은 아닙니다. 그래서 끝까지 가볼 생각입니다."
오 사장은 이달 초부터 회사의 대외활동을 김대선 부사장에게 일임했다.
29일 있었던 MPEG 사업 중단과 인력 40% 감축에 관한 구조조정 간담회도 김 부사장이 주재했다.
오 사장은 "최근의 사태로 동요하는 직원들을 다독거리고 내부 단속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 사장은 새롬기술 위기의 원인을 허망하게 꺼진 벤처 열풍과 비대한 사업구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많은 투자자들이 증자를 통해 조달한 3천7백억원 중에서 2천억원이나 까먹고 수익을 못 낸다고 질책합니다.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가 인터넷전화 사업을 시작할 때 앞으로 수년간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 알려졌지만 벤처열풍이 한창이던 당시에는 아무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사업 초반 무리하게 사업을 벌였던 점이 패착이었다"며 "생각보다 일찍 벤처거품이 꺼졌을 때 회사를 슬림화하는 구조조정을 했어야 했다"며 짙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오 사장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오는 10월 말께로 예상되는 임시주총에서 홍기태 새롬벤처투자 사장측의 M&A 시도를 막는 일이다.
새롬의 1대 주주가 된 홍 사장측의 공격이 만만치 않아 경영권 방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우선 구조조정 노력과 함께 회사 내부문제를 정리한 후 주총에서 결판낼 생각입니다. 주주들이 물러나라고 하면 깨끗이 승복하고 물러날 마음의 준비는 끝냈습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