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 Strategy] '20~40야드의 롱 벙커샷'

◆상황 볼이 벙커에 빠졌다. 볼에서 홀까지는 20∼40야드로 비교적 먼 거리다. 보통의 그린사이드 벙커샷처럼 샌드웨지를 들고 '폭발샷'을 시도하자니 왠지 꺼림칙하다. 볼이 벙커를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예감 때문이다. 골프에서 가장 어려운 샷 중 하나인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갈까. ◆전략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폭발샷이고,다른 하나는 칩샷이다. 먼저 폭발샷.일반적인 벙커샷처럼 볼 뒤 모래를 쳐 그 힘으로 볼을 탈출시키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클럽 선택이 중요하다. 샌드웨지는 적절치 않다. 피칭웨지나 8,9번 아이언이 좋다. 톰 왓슨은 피칭웨지를 잡는다고 한다. 클럽 선택이 끝났으면 셋업에 들어가야 하는데 이것도 일반적인 벙커샷과는 다르다. 클럽페이스는 조금만 오픈하거나 목표라인과 스퀘어가 되게 한다. 볼은 스탠스 중간쯤이 좋다. 그런 다음 볼 뒤 1인치 지점을 평소 벙커샷을 할 때보다 좀 강하게 쳐주어야 한다. 폴로스루 때는 '업힐 라이'에서처럼 양손과 클럽헤드를 높이 쳐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샷은 어렵다. 너무 볼 뒤쪽을 치거나,볼을 곧바로 맞추면 실패한다. 특히 피칭웨지나 쇼트아이언은 모래 속으로 깊게 들어갈 수 있으므로 모래를 얇게 떠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 샷은 그린에 떨어져 런이 많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둘째 벙커칩샷.아마추어들이 시도하기에는 이 방법이 쉽다. 벙커샷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골퍼들일수록 이 샷을 해볼 만하다. 볼이 벙커에 있지만 페어웨이에 있을 때처럼 클럽헤드가 볼부터 맞쳐 칩샷을 시도하는 것이다. 모래가 딱딱하고,라이가 좋으며,벙커턱이 낮을 때 특히 유용한 방법이다. 클럽헤드가 모래가 아닌,볼부터 맞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보통의 칩샷처럼 양발을 가까이 모아준다. 볼은 스탠스 가운데나 그보다 3∼5㎝ 뒤에 두고,체중은 70∼80%를 왼발쪽에 둔다. 이러면 그립을 한 손이 볼보다 앞쪽에 오게 되고 클럽헤드가 내려오는 단계에서 볼과 만나게 된다. 백스윙 때 손목코킹을 하면 모래를 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마인드 게임 벙커샷 중에서도 어려운 벙커샷이지만 자신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벙커샷을 페어웨이에서 치는 것처럼 부드럽게 처리하는 프로들의 경기 장면을 떠올리는 것도 좋겠다. 첫번째 샷이 벙커를 탈출하지 못했더라도 포기하지 말고,다음샷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