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처럼 사고팔고 채권같이 이자지급 .. '하이브리드'상품 나온다

주식과 부채(채권)의 요소를 모두 갖춘 '신종 자본증권(일명 하이브리드.hybrid)'가 자본시장에 선보일 전망이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1일 "우리·한미 등 일부 은행들이 최근 자본 확충을 위한 하이브리드 발행계획 인가를 요청해와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하이브리드는 주식과 채권의 중간 형태로 만기가 없고 은행이 청산될 때까지 상환의무가 없는 자본조달 수단이다. 일정 수준의 이자를 지급한다는 점에서 채권이나 다른 부채와 비슷하지만 상환의무가 없고 매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주식에 가깝다. 이 관계자는 "하이브리드가 도입되면 투자자에게는 채권처럼 안정적인 수익을 예상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 수단이 생기는 셈이며,은행은 상환부담이 없는 자금을 장기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 긍정적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우리은행은 증권회사 인수 등을 추진함에 따라 출자 과정에서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할 것을 우려,자본 확충 방편으로 하이브리드 발행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금감원 관계자는 전했다. 우리은행은 안정적인 자기자본비율 수준(6월말 기준 11%)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6천억원 가량의 자본 확충이 필요하지만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후순위채를 발행하기에는 한도가 차있어 새로운 수단으로 하이브리드 발행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은행도 비슷한 이유로 작년 말 하이브리드 발행 계획을 금감원과 상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위 관계자는 "은행의 자기자본을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으로 나누어 감독하는데 국내 은행들은 전반적으로 둘 다 취약해 제도 도입을 검토하게 됐다"며 "그러나 발행조건과 유통시장 환경 등 다듬어야 할 문제도 많다"고 말했다. 정부는 98년 금융조정 시기에 은행들의 자본확충을 위해 후순위채 발행을 허용한 바 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