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 겪어도 여전히 물부족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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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뚫린 하늘에서 쏟아지는 장대비,홍수조절을 위해 댐이 방류하는 초당 수백톤의 물,도시 전체를 삼켜버린 짙은 황토색의 물….'
장마철만 되면 주체할 수 없이 많은 물로 온나라가 한바탕 물난리를 겪지만 한국은 유엔이 정한 물부족 국가다.
르완다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 국가가 물이 부족한 것은 당연하다치더라도 '물쓰듯 물'을 사용하고 있는 한국이 물부족 국가란 사실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유엔의 기준에 따르면 한국은 확실히 물이 부족하다.
유엔은 강수량 국토면적 인구 등 세가지 잣대로 '물 풍요국가' '물 부족국가' '물 기근국가'를 나눈다.
한국의 연평균 강수량은 1천2백83㎜로 세계 평균(9백73㎜)보다 많다.
하지만 좁은 국토에 많은 사람이 몰려 살다보니 1인당 연강수량은 2천7백5㎥로 세계평균인 2만6천8백㎥의 10분의 1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비가 여름철에 집중되는 강수 특성도 한국이 물부족 국가로 지정되는 데 한 몫 했다.
매년 6∼9월엔 연 강수량의 3분의 2가 집중돼 홍수가 발생한다.
그런가 하면 11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는 연강수량의 5분의 1에 불과한 양의 비가 내려 가뭄에 시달린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