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패션] 스포츠.캐주얼 : '뻔한' 세트보다 크로스 코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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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에서 새로운 옷 입기가 시도되고 있다.
폴로 셔츠에 베스트를 걸치고 팬츠 또는 퀼롯 팬츠를 받쳐입는 "뻔한" 세트 상품 대신 각기 독립적인 단품들을 크로스 코디해 자신만의 스타일링 솜씨를 뽐내는 골퍼들이 늘고 있다.
골프 저변이 확대되고 골퍼 연령층이 낮아지면서 골프웨어 역시 디자인이 다채로워지고 한결 젊어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아놀드 파마의 김혜숙 실장(디자인실)은 "고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골프웨어 브랜드의 디자인 범위도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점잖아 보이는 운동복"이라는 원칙 아래 제한된 테두리 안에서 상품을 만들었다면 요즘에는 기성복 못지않게 자유로운 발상을 필요로 한다는 말이다.
디자인 가짓수도 늘었다.
김 실장은 "몇 년 전만 해도 시즌 당 보통 1백50가지 스타일을 기획했다면 최근에는 그 두 배인 3백여 가지 디자인을 준비해야 매출이 오른다"고 설명했다.
또 종래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눴던 기획단위가 지금은 월별 단위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그만큼 고객들이 유행과 계절의 변화에 민감해졌다는 의미다.
아놀드 파마 뿐만 아니라 엘르 골프,J.린드버그,빈폴 골프,레노마 골프 등 골프웨어 숍에는 이같은 경향을 반영한 제품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한창 유행중인 데님이 골프복 매장에도 등장했다.
물론 이 데님은 기성복 코너의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활동하기 편하도록 스판 소재를 섞었고 색상을 회색 톤으로 풀어 고급스러움을 살렸다.
바지 밑단 폭이 넓은 판타롱 팬츠가 나오는가 하면 니트 머플러와 손뜨개 모자 등 1,2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제품들이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골프화도 흑백에서 벗어나 일반 패션화를 보는 듯 화려해졌다.
세계적인 트렌드에도 민감해졌고 골프복의 기본 조건인 기능성과 실용성이 더욱 강화됐다.
아쿠아스큐텀 골프는 허리선에 끈을 넣은 조끼를 선보였다.
끈을 얼마나 조이느냐에 따라 길이가 조절되고 적당한 볼륨감도 생겨 배가 나온 체형의 단점도 가려준다.
또 어깨선에 단추를 달아 목선이 늘어나거나 화장품이 묻어나는 것을 방지했다.
사실 옷차림에 무감각했던 상당수 골퍼들은 골프복의 패션화가 반갑지 않을 수도 있다.
크로스 코디네이션은 세트로 입을 때보다 훨씬 세련된 안목과 더 많은 관심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만 신경 쓰면 동료 골퍼들의 시선을 끌 수 있다.
디자이너들은 감각적인 골프복 연출의 키워드는 바로 "컬러"라고 입을 모은다.
"흔히 검정색과 흰색처럼 명도차가 큰 컬러를 대비시키거나 회색-흰색-진회색 식의 "톤 온 톤(Tone on tone)" 매치를 즐깁니다만 올 가을에는 유색들을 서로 어울리는 "컬러 인 컬러(Color in color)" 매치를 시도해 볼 것을 권합니다.
브라운과 피코크 블루,브라운과 오렌지,베이지와 남색의 조화가 좋은 예지요."
아쿠아스큐텀 골프의 류현숙 실장은 이렇게 조언했다.
류 실장은 또 하의는 퀼롯보다는 발목 길이의 바지가,상의는 너무 풍성한 것보다는 몸에 살짝 붙는 크기가 날씬해 보인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