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1년] 세계경제 테러 후유증 계속

9.11 테러 이후 1년 동안 전세계 경기지수는 대부분 악화됐다. 또 테러 및 전쟁 공포가 확산되면서 원유 금 등 원자재가격이 급등했다. '테러의 충격파'가 그만큼 강력했다는 얘기다. 직격탄을 맞은 미국의 지표는 특히 나빴다. 미국 경제력의 바로미터인 나스닥지수는 1년 만에 30% 폭락했다. 다우지수도 13% 급락했다. 연초만 해도 뉴욕증시는 테러의 충격을 딛고 일어서는 듯했다. 하지만 '테러 공포→투자 위축.감원→실적 부진→주가 하락'의 악순환이 지속되면서 증시에 다시 찬바람이 불고 있다. '테러 후폭풍'은 유럽 일본 등 다른 나라 증시도 강타했다. 영국 FTSE100지수가 1년 만에 23% 추락하는 등 유럽증시는 동반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주가는 한 자릿수(8%) 하락에 그쳐 그나마 선방한 셈이다. 미국 경제에 대한 불신감이 심화되면서 달러가치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9.11 테러 직전 유로당 0.8982달러였던 달러화 가치는 9일 현재 0.9794달러로 9% 이상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테러 진원지' 미국에서 유럽 등으로 자금을 옮기면서 달러 선호도가 급격히 낮아진 결과다. 급기야 지난 7월 중순에는 달러값이 유로값을 밑도는 '수모'를 겪었다. 엔화에 대해서도 2% 정도 하락했다. 반면 지구촌에 '테러의 그림자'가 또다시 짙게 드리워지면서 원자재가격이 급등, 경제 회복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테러 전날인 작년 9월10일 온스당 2백71달러였던 금 현물가격은 지난 9일 3백22달러를 기록, 1년 만에 20% 가까이 올랐다. 주가 하락, 테러 공포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금시장으로 몰려들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 중동지역에 전운이 감돌면서 유가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1년 전 배럴당 27달러대였던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현재 30달러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올들어 상승폭은 50%에 육박한다. 지난 8월20일에는 18개월 만에 배럴당 3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두바이유는 올들어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으로 중동지역이 화염에 휩싸일 경우 금 및 원유가격이 동시에 급등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