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박스권에서의 포트폴리오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있다. 이번주 증시는 연중 최저점을 테스트하는가 하면 추세전환을 모색하기도 하는 등 제한된 범위 내에서 등락했다. 미국 테러 1주년, 트리플위칭데이 등 굵직굵직한 재료가 노출되면서 예상대로 혹은 의외로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결국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이번주 ‘한경 스타워즈’ 참가자들은 전반적인 관망세를 유지한 가운데 일부 펀드매니저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교체가 이뤄졌다. 박스권 장세에서 무리하게 종목을 교체하기보다 보유로 대응한 참가자들과 좀 더 탄력적인 종목으로 발빠른 교체를 단행한 참가자가 나뉜 것. 정답은 없다. 다만 시장이 방향성을 드러내기까지 ‘인고의 시간’을 견디는 동안 누가 더 수익률과 위험을 철저히 관리하느냐에 따라 승부는 갈리기 마련이다. ◆ 더 높은 곳을 향하여 = 이번주 스타워즈에서는 삼성투신운용 임창규 선임운용역과 동양투신운용 김희국 운용역의 활발한 종목교체가 주목을 받았다. 통상 잦은 매매를 삼가는 펀드매니저들이 불투명한 장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 삼성투신 임창규 운용역은 주초반 SK와 신한지주 등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 그러나 주중반까지 수익률 제고가 여의치 않자 주후반 SK와 신한지주를 미련없이 전량 처분하고 그로웰메탈을 신규 편입했다. 삼성 임 운용역은 “증시는 700선에서 지지를 받으며 재상승을 도모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치고받는 혼조국면을 거쳐서 추세를 드러낼 것”으로 내다봤다. 임 운용역은 “그로웰메탈의 경우 삼성전자의 중국 진출에 납품할 가능성이 커 탄력이 둔화된 SK, 대신증권, 신한지주 등을 처분하고 대규모로 매수했다”고 덧붙였다. 임 운용역은 현재 대우차판매, 그로웰메탈 두 종목으로 ‘핵심 포트폴리오’를 압축했다.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수익률 경쟁에 가담한 동양투신운용 김희국은 다양한 종목 발굴로 눈길을 끌었다. 동양 김 운용역은 이번주 금융, 음식료, 운송, 반도체 등 여러 업종에 걸친 개별주로 승부수를 뜨웠다. 다만 유니셈, 한진해운, LG상사, 피.엣.케이테크 등은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자 단기 매매로 대응했고 종목을 선별했다. 동양 김 운용역은 “개인 선호주의 강세를 예상해 다소 가벼운 종목 위주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김 운용역은 조흥은행, 신세계푸드시스템, 에스티아이 등 세 종목을 보유중이다. ◆ 전망에 대한 믿음, 개점휴업? = 이번주 스타워즈의 가장 큰 특징은 누적수익률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분석팀장이 단 한 차례의 매매도 체결하지 않은 것이다. 대신 나민호 팀장은 스타워즈 개막 이래 한 발 앞선 발빠른 매매로 수익률을 높여온터라 나 팀장의 ‘개점휴업’에 시선이 쏠렸다. 나 팀장은 지난주 말 보유 포트폴리오인 LG화재, LG투자증권, 삼성중공업을 그대로 유지한 채 이번주 거래를 마쳤다. 대신 나 팀장은 “증시가 박스권을 헤매이고 있으나 조만간 상승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상승이 예상되는 장세에서 손절매를 하거나 무리한 종목교체를 단행하는 것은 수익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신이 보유한 금융주와 저가대형주가 상승 추세 형성시 선두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보유로 대응해 손절매한 이후 땅을 치는 후회를 하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한편 대우증권 이상문 연구위원은 이번주 보유 종목을 모두 정리하고 관망에 들어갔다. 주초반 하나로통신을 차익실현한 데 이어 KTF마저 손절매했다. 현금만 100%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스타워즈 참가자 중 가장 보수적인 편에 속하는 이 연구위원은 “증시가 박스권을 맴돌면서 수익 내기가 만만치 않은 장세가 전개되고 있다”며 예의 비관론을 피력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