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제1주제 : 이공계 지원 장학재단 실태


국내에 등록된 장학재단은 1천5백여개.


이들 재단의 평균 자산은 14억원이며 연간 장학금 지급액은 6천5백만원에 머무르고 있다.
사립대학생 10명 정도의 연간 등록금을 지원하기에도 빠듯한 수준이다.


그나마 기업에서 출연하지 않은 재단은 이름뿐인 경우가 수두룩하다.


국내 장학재단들이 장학금 지원을 통해 인재를 양성한다는 본래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이나 중소기업 동창회 종친회 등이 장학재단설립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나름대로의 역할을 하고 있는 재단은 대기업 등에서 출연한 20여개에 불과하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미국에서처럼 대기업들이 많은 돈을 기부해 설립하는 장학재단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최근 한국에서도 대기업들이 나서 장학재단을 설립, 이공계 학생 지원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다는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장학재단 활성화를 위한 해법을 찾아본다.

◆ 이제 대기업이 나서야 한다 =삼영화학 이종환 회장이 3천억원규모(시가기준)의 관정 이종환교육재단을 설립한데 이어 최근 삼성에서도 5천억원 규모의 삼성 이건희장학재단을 출범시켰다.


이를 계기로 이공계 인력의 최대 수요처인 기업이 나서 장학재단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문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일부에선 장학재단의 수적인 확대뿐 아니라 자산규모 등 질적인 면에서도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교육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장학.학술관련 기업재단 42개중 자산규모가 1백억원이 넘는 재단은 19개(45%)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13개가 10억∼50억원의 자산을 갖고 있었으며 10억미만의 자산을 가진 재단도 4개나 됐다.


이 중에서도 이공계열 학생 지원에 초점을 맞춘 재단은 롯데장학재단 가헌과학기술재단 등 손에 꼽을 정도다.


개별 기업재단의 장학.학술.연구부문 연평균 집행금액도 97년 4억3천만원에서 지난해 3억3천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외환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산업자원부는 올 하반기에 자동차 전자 등 주력기간산업분야의 10개 업종 단체별로 '산업발전장학기금'을 조성키로 했다.


기금규모는 연간 1백30억원으로 공대생 2천명과 고교생 3천명에게 각각 5백만원과 1백만원씩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은 "미국 일본의 기업들은 경상이익의 2% 이상을 장학사업 등 사회공헌활동에 지출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도 이같은 활동을 경영전략적 차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기초과학분야 장학금을 늘리자 =이공계열 장학금의 대부분은 정보통신 등 응용과학쪽으로 지원되고 있다.


물리학 수학 등 기초과학 분야에 장학금을 주로 지원하는 곳은 롯데장학재단 등 손으로 꼽을 정도다.


산자부도 산업발전장학기금을 공대생만을 위해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조용승 이화여대 교수(수학과)는 "기초과학을 경시하면서 응용과학의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뿌리 없는 나무에서 열매가 열리기를 기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과계열 학생에 대한 지원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진국에서는 기초과학분야에 대한 지원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는 지난 2000년 응용과제 지원액 42억달러의 2배 이상인 1백억달러를 기초과제에 지원했다.


일본 기초과학진흥재단의 한해 예산(3천억엔)은 한국 과학기술부 예산과 맞먹는 수준이다.



◆ 장학금 지급방식을 다양화하자 =국내 장학금은 대부분 해외 학위취득을 위해 지원되고 있다.


그러나 장학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1∼2년짜리 교환학생, 해외연수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전국공과대학 및 자연과학대학 학장 연합회는 최근 "정부가 해외학위취득을 지원하는 대신 박사과정 대학원생을 연수 연구 등을 위해 파견할 경우 1천2백억원의 예산으로 매년 2천명 이상이 2년간 해외에서 생활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한송엽 공학교육인증원 부원장도 "학생 1명을 1년짜리 외국대학 학점교류프로그램 등에 보내는데 2천만원정도 소요된다"며 "정부가 매년 2천여명의 학사, 석.박사과정 학생을 대상으로 교류프로그램을 운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이공계 지원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과학기술부는 해외 인턴십 및 교환학생 프로그램, 해외 선진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 프로그램에 장학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과기부 관계자는 "기업에서 해외학위취득자를 선호하는 이유는 외국과 공동연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단기 해외연수가 글로벌 R&D(연구개발) 네트워크 구성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별취재팀 strong-korea@hankyung.com
[ 협찬 : 한국산업기술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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