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함께 사는 길] (기고) '이젠 세계와 경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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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용석
부산 아시안게임의 마스코트인 '두리아(Duria)'는 '너와 내가 함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특히 남과 북이 하나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빛난다.
산업현장에도 '노와 사가 함께'하는 협력적 노사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노사화합을 선언한 사업장은 지난해 1천5백여개에서 2천여개로 늘었고, 성과배분사업장도 1997년 전체의 7.0%에서 23.4%로 대폭 늘어났다.
특히 올해에는 국가적 대사인 월드컵을 앞두고 많은 기업의 노사가 자발적으로 임.단협시기를 월드컵 이후로 연기하거나 분규를 자제하는 신사협정을 체결함으로서 월드컵 성공개최에 나름대로 기여했다.
그러나 병원 등 일부 산업현장에서 장기파업이 지속되는 등 노사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1994~97년 동안 감소추세에 있던 노사분규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 국제사회의 인식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주한 외국인 최고경영자(CEO)의 35%가 최근 1~2년 사이에 악화된 분야로 노사관계를 지적했고 네명중 한명이 과격한 노사분규 때문에 한국탈출을 심각하게 고려했다고 응답했다.
이렇듯 우리의 노사관계는 협력적 노사관계가 확산되는 발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립과 투쟁 측면이 공존해 있다.
연초에 있었던 발전 등 공공부문의 파업은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제 대립적 노사문화를 참여와 협력의 문화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세계를 무대로 경쟁해야 하는 오늘날 투쟁적 노사관계를 청산하지 못한다면 외국기업뿐 아니라 우리기업의 국내시장 탈출이라는 공동화 현상으로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도 근로자를 인적자원이 아닌 소모품으로 생각하거나 힘을 앞세워 강요된 협조적 노사관계를 고집한다면 근로자의 창의성과 생산성 향상을 바탕으로 한 기업경쟁력 강화는 어렵게 될 것이다.
노동이론가 쿠크(Cooke)는 "기업의 경쟁력이 극도로 약화되고 노동조합도 투쟁으로 크게 이득을 얻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서 노사관계가 대립에서 협력 구도로 변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도 이러한 경험을 했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권위주의적 기업경영방식이나 노조의 투쟁지향적인 선명성 경쟁을 벗어나 상대방을 동반자적 파트너로 인식하는 노사들이 생겨났다.
노동조합이 앞장서서 회사살리기에 나섰다.
기업도 열린 경영을 하고 공정한 성과배분을 했으며 근로자들의 인적자원개발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노사의 노력을 바탕으로 외환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국가신용을 A등급으로 회복했다.
그리고 월드컵을 통해 보여준 자발적인 참여와 역동적인 힘은 다시 한번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우리는 외환위기에서 배운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실패는 망각이 아니라 학습의 대상이어야 하고 실패의 경험을 성공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산업현장의 크고 작은 많은 기업의 노사가 기업경쟁력 강화와 고용유지를 위하여 함께 힘을 모으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오늘 선정된 신노사문화우수기업의 노.사는 상대방을 파트너로 인정하고 참여와 협력을 실천하신 분들이다.
이들은 파이를 나눠 갖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파이를 키우는데 주력했다.
성과는 공정하게 배분했으며 노사간에 문제가 생기면 자주 만나고 대화했다.
터놓고 이야기할 때 신뢰가 쌓이지만 신뢰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지속적인 정성과 노력이 필요하고 지켜야할 원칙이 있다.
정부는 노사문제가 자율적으로 해결되고 원칙이 지켜지도록 도울 것이다.
지금은 하나되기 어려울 것 같았던 백두산과 한라산의 성화가 한데 어우러지고 지난 50여년 닫혀 있던 비무장지대도 열리는 역사적 전환시대이다.
오늘 선정된 기업 노.사의 하나됨이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고 상생의 신노사문화를 정착시키는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