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대응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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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연이틀 밀리며 700선 문턱까지 내렸다.
최근 상승세에서 수급을 주도했던 외국인이 매도우위로 돌아서자 박스권 하단을 다시 시험받는 모습이다.
해외시장의 답답한 흐름속에 위쪽으로 750선 저항선의 단단함을 확인하면서 상승 프리미엄이 크지 않다는 인식이 유동성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
개인은 미수금 부담과 실질고객예탁금 감소로 매수여력이 한계를 보이고 있고 시중 부동자금은 단기금융상품과 부동산에 묶여 기관 매수세도 여의치 않다.
중동 전운 고조 등 국제정세 불안에다, 미국시장이 경기지표 우려속에 기업체 실적예고 시즌에 돌입하면서 온갖 악재에만 둘러싸인 듯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시장은 호재에 목마른 모습이나 철저한 수급의 한계를 더욱 실감하고 있다. 그리 대단치 않은 악재임에도 외국인 매물이 집중될 경우 이를 받아줄 주체가 없어 시장심리가 급격히 냉각되는 양상이다.
단기적 지수 급락으로 투자심리, 이격도 등 기술적 지표가 반등권 진입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박스권 구도속의 출렁임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중기적 차원에서 우량주 저가 편입 기회를 모색함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많다.
◆ 금융주, 실적 경고 막차? = 16일 국민은행, 국민카드 등 은행과 신용카드주가 외국인 매물로 급락하며 시장 심리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겼다. 시장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이러한 악재가 수급 부담과 맞물리며 조정폭을 깊게 만든 양상이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급증과 이의 부실 우려로 이들 업체에 대한 투자의견 및 실적전망 하향이 쏟아진 데다 외국인 매물까지 겹치며 근래 보기 드문 하락세를 나타냈다.
국민은행은 가계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국민카드의 실적악화까지 겹치며 7%가 넘게 급락, 지난해말 이후 처음으로 주가가 5만원 밑으로 내렸다. LG카드도 신용카드 연체비율 증가라는 악재로 9% 하락한 4만 1,200원에 마감해 지난 4월 상장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시장은 이들 업체 주가가 당분간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면서도 심리적인 과잉 반응이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개인의 신용불안이 향후 내수경기 위축으로 나타날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은행권의 가계대출 급증과 부실화 우려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라는 지적.
LG투자증권 강현철 책임연구원은 “기업체의 실적 전망이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는 가운데 은행 및 카드주는 실적을 내리는 거의 마지막 내수관련주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즉 IT주로부터 시작된 실적 전망치 하향조정이 이제는 막바지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며 이제 확산보다는 바닥통과 가능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
또 국민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이 70%를 넘는 등 외국인 선호주라는 점에서 외국인 매물을 받아줄 만한 투자 주체가 없었던 상황도 지적됐다.
미래에셋운용 이종우 전략실장은 “금융주의 가계대출 악재는 새롭지 않아 시장 방향을 결정할 만한 요인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시장자체의 수급구조가 약해 한쪽에서 밀면 무너지는 특징을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