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난타

뉴욕 맨해튼의 브로드웨이는 예술공연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진출하고픈 꿈의 거리다. 이 곳으로의 입성은 곧 세계적인 예술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인정받는 것이어서 그 경쟁을 뚫기란 그야말로 바늘구멍이다. 작품의 완성도는 물론이고 장기간에 걸친 사전검증을 거쳐야 한다. 브로드웨이는 1900년 42번가에 빅토리아극장이 세워지면서 연예중심지로 자리를 잡아갔다. 연예활동이 전성기를 이룬 20년대 말에 이미 극장 수가 80여개나 됐다고 한다. 현재는 타임스퀘어를 중심으로 40여개의 극장과 3백석 미만인 수백개의 오프브로드웨이(Off-Broadway)극장들이 즐비한데 상시 공연작품만도 2백편을 웃돌고 있다. 게다가 브로드웨이와 오프브로드웨이의 상업주의에 반발해 실험적인 작품들을 무대에 올리는 오프오프브로드웨이(Off-Off-Broadway)극장까지 합하면 그 수는 이루 셀 수 없을 정도이다. 그래서 브로드웨이는 공연예술의 메카답게 화제가 만발한다. 뮤지컬 '코러스 라인'은 15년 동안 6천1백여회 공연에 1천만명 관객이라는 대기록을 세워 '오 캘커타'기록을 경신했다. 역시 뮤지컬인 '레 미제라블''캣츠''미스 사이공''오페라의 유령' 등도 수년 동안 수천회 공연으로 아직도 관람객들의 뇌리에 생생한 작품들이다. 화려한 춤과 노래가 어우러진 뮤지컬이 브로드웨이의 안방마담인 셈이다. 얼마전부터는 뮤지컬 외에 코미디 드라마 등도 다수 선보이고 있다. 국내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브로드웨이 공연이 확정된 넌-버벌 퍼포먼스(대사없이 리듬과 비트로만 구성된 작품)인 '난타(COOKIN)'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생각이다. 비록 5주간의 공연이긴 하지만 한국인이 만든 작품이 세계적인 문화상품이 됐다는 점에서 긍지를 가질 만하다. 우리 전통의 리듬과 창작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넌-버벌 퍼포먼스로 주목 받고 있는 '스텀프''탭독스''리버댄스' 대열에 '난타'도 버젓이 들어선 것이다. 뉴욕무대에서 호평을 받은 '명성황후'에 이어 '난타'가 브로드웨이에서 대성공을 거두기를 기대한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