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효과...주가 '먹구름' 걷히나 .. 무기사찰 전격수용

종합주가지수가 3.18%(22.42포인트) 상승하는 등 17일 국내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이날 이라크의 무기사찰 수용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동안 주가 등락의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해온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 가능성이 낮아진 것이 호재였다. 그러나 미국의 수용 여부와 사찰 과정에서의 돌발변수가 남아 있어 전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확대해석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얘기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현 단계에서 전쟁발발 여부 등에 관계없이 낙폭이 큰 업종대표주나 실적 호전 중소형주를 매수하는 게 보다 현명한 투자전략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추석연휴를 앞둔데다 6개월미만 단기예금 규모가 급속하게 커지는등 시중자금의 부동화현상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상존한 전쟁 가능성=이날 이라크가 유엔의 무기사찰을 수용했지만 전문가들은 전쟁 가능성이 완전 해소된 것으로 보기엔 아직 이르다고 입을 모았다. "이라크의 무기사찰 거부는 미국 정부가 이라크 공격을 위해 내세웠던 명분으로 보이는 측면이 더 크다"(B&F투자자문 김석규 대표)는 설명이다. 대한투신 이기웅 주식운용본부장은 "미국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내외적 홍보 효과를 위해 전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비록 단기적이나마 이라크의 무기사찰 수용은 국내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증권 신성호 이사는 "최근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 가능성은 주가의 하락폭을 크게 했던 '촉매'역할을 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이라크의 무기사찰 수용으로 전쟁 가능성이 낮아지며 투자자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줬고 이것이 증시를 상승장세로 만든 주 요인"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 김석중 상무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현재 팽배해진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경향은 약화되면서 증시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 전략=B&F투자자문 김 대표는 "주가 유가 소비자신뢰지수 등은 지난 7월부터 전쟁 가능성을 반영해왔다"며 "장기전에 돌입하지만 않는다면 전쟁이 일어나도 주식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게 국내증시에 더 유리할 것이란 견해(우리증권 신 이사,교보증권 김 상무)도 적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전쟁 여부와 상관없이 실적이 우량하고 저평가된 종목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낙폭이 큰 업종대표주와 배당투자 유망종목,실적호전주 등이 그것이다. 우리증권 신 이사는 "3개월 이상 투자한다는 전략으로 삼성전자 등 업종대표주나 배당유망 투자종목 등을 분할매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투 이기웅 본부장은 "엔·달러 환율이 1백21엔을 기록하는 등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국내기업의 4분기 실적이 3분기보다 좋아질 전망"이라며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 정보기술(IT)관련 수출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