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사로잡은 코리아 판타지..앙드레김 울란바토르 패션쇼 대성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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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황이었다.
지난 17일 오후 7시30분 몽골 울란바토르 중앙문화궁전에서 열린 앙드레 김 패션쇼는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쇼를 기다리는 관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몽골에서 외국 디자이너가 패션쇼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
'앙드레 김 몽골리안 페스티벌'이란 이름으로 열린 무대는 몽골정부가 칭기즈칸 탄생 8백40주년이자 '몽골 방문의 해'인 2003년을 앞두고 앙드레 김을 초청해 마련됐다.
관객들의 호응은 대단했다.
입장료는 5천투그릭(약 5천5백원).
몽골 샐러리맨들의 월급이 5만∼10만투그릭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비싼 편이다.
그런데도 1천3백여좌석은 오래 전에 매진됐고 암표가 3배 이상의 값에 거래되기도 했다.
현지 언론의 취재열기도 뜨거웠다.
몽골관광청 한국사무소 이원옥 대표는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데다 한국방송을 통해 앙드레 김이 알려져 있고 몽골 여성들이 패션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대는 '위대한 칭기즈칸'이란 주제로 시작됐다.
관능적인 시스루 블라우스,호피무늬 스커트에 풍성한 털모자나 모피목도리를 곁들인 패션은 이국적이고 당당한 분위기를 연출,갈채를 받았다.
이어 '천상의 시와 로망스''몽골의 전설과 한국에의 꿈''일곱겹 베일의 광시곡' 등의 테마로 1백50여점의 이브닝드레스 수트 원피스가 선보였다.
하늘거리는 숄,꽃송이처럼 부풀린 스커트,풍성한 주름장식,술 달린 허리띠 등은 우아함을 드러냈다.
찬란한 골드컬러도 두드러졌다.
검정 바탕에 금색 체크를 아로새긴 수트나 검정 벨벳 바지와 어울린 황금자수 상의는 화려함의 극치였다.
오블리크(한쪽 어깨를 드러내는 스타일) 블라우스나 9부 와이드팬츠,남성용 시스루 상의도 새롭게 등장했다.
하이라이트는 앙드레 김의 고정 레퍼토리인 '일곱겹 드레스'였다.
우리가락에 맞춰 모델이 색색의 드레스를 벗어나갈 때마다 객석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특별모델로 나선 탤런트 송승헌과 가수 성유리가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선보이며 무대가 마무리되자 객석에서는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친구 4명과 함께 쇼를 찾은 데기 델게르마(27·여·컴퓨터 엔지니어)는 "색감이 너무나 화려하며 디자인이 아름답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쇼에는 대통령 영부인인 어윤베릭 여사와 서강대에서 유학했던 대통령 외동딸 바야르마양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울란바토르(몽골)=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