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와 자금거래'요주의 1순위'

'잦은 대주주 변동,특수관계인과의 많은 자금거래,부적정한 감사의견….' 최근 부도를 내거나 불공정거래로 인해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는 기업들의 공통점이다. 특히 대주주가 금전대여 및 가지급금 형태로 자금을 빼내가면서 자금사정이 악화된 기업이 요주의 1순위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닥 기업들의 자금난은 영업 부진 이외에 대주주와 대표이사 등 특수 관계인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로 인한 자금 이탈이 주요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급증=최근 들어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과의 자금 거래건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올 하반기 이후 18일 현재까지 대주주 등과의 자금거래 건수는 85건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70%나 급증했다. 유니씨엔티는 지난 12일 전·현 최대주주인 김용환씨와 전종수씨에게 1백98억원을 빌려줬다가 자금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부도를 냈다. 이 회사는 18일 코스닥위원회로부터 등록취소 판정을 받았다. 3번 연속 불성실공시로 퇴출이 결정된 카리스소프트도 지난달 최대주주인 ASP기업구조조정에 10억원을 가지급금 형태로 빌려줬다. ◆적자 이어지는 기업 요주의=대우증권 하상주 이사는 "부도 기업 중에는 몇 년째 적자를 내면서 영업 현금흐름이 크게 나빠진 경우가 많다"며 "장기간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기업을 투자목록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원텔레콤 시스컴 세넥스테크 미르피아 프로칩스 코리아텐더 등은 2000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2년6개월 동안 연속 적자를 냈다. 반면 하나투어 성원파이프 삼영 태산엘시디 국순당 휴맥스 이젠텍 더존디지털웨어 디지아이 등은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흑자를 내고 있다. ◆불투명한 회계,퇴출 1순위=최근 퇴출이 결정된 유니씨엔티와 카리스소프트는 모두 올 상반기 감사의견이 '의견거절'로 나왔다. 회계자료의 신뢰성이 부족하고 기업이 계속 존속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작전 기업으로 유명한 하이퍼정보통신도 의견거절을 받았었다. 전문가들은 "외부감사인이 의견거절 및 한정 등 부적정한 감사의견을 낼 경우 대주주와의 숨겨진 거래 등 회사측에 밝히기 어려운 문제점이 많다는 뜻"이라며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등록 2∼3년차 기업,공모자금 체크가 필수=코스닥위원회측은 "코스닥 기업이 최근 겪고 있는 자금난은 지난 99년과 2000년 코스닥시장에 등록하면서 확보했던 공모자금이 바닥나고 있는 게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지난 80년대 말 상장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던 거래소 상장기업의 경우도 3∼4년 뒤인 91∼93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부도가 났다고 위원회 관계자는 밝혔다. 연차별 부도기업은 상장 2년 이하가 8개,2∼3년 10개,3∼4년 14개,4∼5년 8개 등이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