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이틀째 5.20원 하락, "1,210원 공방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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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전날에 이어 반락 조정을 연장했다.
개장초 1,210원을 밑돌기도 했던 환율은 엔화 등락에 따라 1,210원대에서 숨가쁘게 움직였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121엔대와 123엔대를 오가는 '널뛰기' 장세를 연출, 국내 시장에 혼선을 야기했다. 시장에 물량 부담이 다소 있는 상태여서 달러/엔의 급등락을 전적으로 쫓지 않았다.
추석을 앞둔 업체 네고물량 공급은 전반적인 예상보다 많지 않았으나 전날 이월된 물량 등을 감안할 때 시중 포지션은 무거웠다. 기준율보다 크게 낮은 수준에서 등락, 결제수요가 아래쪽을 단단하게 받쳤으며 역외세력도 일정 부분 시장 물량을 흡수했다.
시장의 난타전으로 거래가 활발하게 전개된 가운데 달러/엔 환율에 대한 '무방향성'으로 예상이 쉽지 않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다만 달러/엔의 투기적 매수세에 대한 인지로 추격 매수는 많지 않을 것 같고 추석직전임을 감안, 목요일 환율은 1,210원을 둘러싼 공방이 예상된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5.20원 내린 1,213.40원에 마감했다.
이날 고점은 1,216.00원, 저점은 1,209.50원으로 환율 하루 변동폭은 6.50원을 기록했다.
◆ 1,210원 축 '달러/엔 vs 네고" = 추석전날 네고물량 공급과 달러/엔 환율의 상승 가능성을 놓고 각축전이 예상된다.
예측을 불허하는 달러/엔의 움직임과 역외매매 동향에 일단 초점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에 네고물량이 어느정도 쌓일 것으로 본다면 달러/엔의 상승에 마냥 동행할 그림은 아닌 셈.
다만 지난 월요일 급등에 따른 갭을 메우지 못한다면 추석 이후 반등 가능성을 엿볼 가능성도 타진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업체쪽은 결제가 앞섰으나 어제 이월된 물량이나 NDF정산관련 매도 등을 감안하면 일정부분 물량부담이 상존했다"며 "장중 추격 매수세가 많지 않았으며 일시적인 급등이 있긴 했지만 달러/엔이 마냥 올라갈 장은 아닌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추석을 앞둔 포지션 등을 감안하면 내일 환율은 1,208∼1,213원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어제 일부 업체가 쏟아낸 네고가 일부 연장돼 역내에서는 공급이 앞섰으나 역외에서 이를 흡수해 수급은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다"며 "하야미 BOJ총재 발언이 엔 약세를 급하게 유도할 성질은 아니었으나 투자은행(IB)의 투기적인 매매가 1엔이상의 등락을 유도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추석을 앞둔 네고를 무시할 수는 없으나 달러/엔 방향이 워낙 신출귀몰해 예상이 어렵다"며 "달러/엔의 큰 변화가 없다면 물량부담을 감안, 1,205원까지 내려갈 수도 있으며 위로는 달러/엔과 역외세력에 달려 있다"고 예상했다.
◆ 달러/엔 뒤엉킴 = 달러/엔 환율이 급등락의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밤새 뉴욕장에서 하락했던 장세는 이날 하야미 마사루 일본은행(BOJ) 총재의 발언으로 뒤집어지기도 했다.
간밤 뉴욕에서 미국 경제지표 부진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121.97엔에 마감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도쿄에서 122엔대를 축으로 한동안 횡보했다.
오후장에서 121.69엔까지 떨어졌던 달러/엔은 BOJ의 현행 통화정책 유지 결정과 하야미 BOJ총재의 시중은행 보유주식 매입 발언으로 빠르게 급반등했다. 달러/엔은 한때 123.08엔까지 급등한 뒤 차익매물로 급반락을 거듭, 오후 5시 5분 현재 121.94엔을 기록중이다.
하야미 BOJ총재는 일본 은행권의 보유주식을 줄이기 위해 이를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발언, 시장에서 BOJ의 재무상태와 일본 신용등급 악화 우려가 커진 것이 달러매수를 불러일으켰다.
엔/원 환율은 이날 100엔당 990원선까지 내려서기도 했으며 같은 시각 994원선을 가리키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476억원, 40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사흘만에 매수우위로 방향을 바꿨으나 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아니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7.10원 낮은 1,211.50원에 개장한 환율은 9시 34분경 저점인 1,209.50원까지 흘렀으나 달러/엔 반등으로 10시 24분경 1,213.40원까지 되올랐다.
이후 환율은 달러/엔 반등이 주춤하자 대체로 1,212원선에서 맴돌다가 막판 달러/엔의 121엔대 하향으로 11시 51분경 1,211.80원까지 밀린 끝에 1,212.0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30원 낮은 1,211.7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차츰 낙폭을 키워 1시 41분경 1,210.80원까지 밀렸다.
그러나 달러/엔의 급반등으로 달러/원은 3시 17분경 고점인 1,216.00원까지 급반등한 뒤 달러/엔 등락에 따라 1,213.70∼1,215.60원을 거닐다가 장 막판 1,213.40원까지 흘러내렸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5억2,950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1억5,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7,000만달러, 3억8,590만달러가 거래됐다. 19일 기준환율은 1,212.8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