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社 실적 올들어 악화..연체율 높아져 순익 급감

지난 3년간 호황을 누려왔던 신용카드사들의 수익실적이 올들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올들어 카드사용액은 전년 대비 40∼50% 늘었으나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연체율과 마케팅비용의 증가가 그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봄날'은 갔다=올들어 국민카드의 당기순이익은 2천9백40억1천만원(8월 말 현재)을 기록,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6.6% 줄었다. 이 회사의 당기순이익이 감소하기는 4년만에 처음이다. 외환카드의 8월 말 현재 당기순이익도 50억3천만원을 나타내 전년 대비 96.7% 감소했다. 특히 외환카드는 대손충당금 설정기준을 올해부터 변경,당기순이익 감소폭이 다른 카드사에 비해 컸다. 지난해 카드사업으로 1조8천억원(국민·조흥 등 7개 은행기준)이 넘는 이익을 냈던 시중은행의 카드사업도 올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익률 악화의 원인=연체율이 높아진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삼성 LG 국민 등 9개 전업 신용카드사의 연체율은 7.9%(6월 말 기준)를 기록,전년 말보다 2.1%포인트 높아졌다. 16개 은행 겸영 카드사의 연체율도 9.4%로 지난해 말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비자코리아의 권영욱 상무는 "하반기들어 카드사의 연체율은 매월 0.5%포인트씩 늘어날 정도로 급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케팅 비용의 증가도 카드사 수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LG 삼성 등 대형카드사들은 백화점 이용 고객에게 결제액의 10%를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등 '밑지는' 사은행사를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다. 이처럼 카드사들간의 출혈경쟁이 심화된 데는 대출서비스(현금서비스+카드론)와 신용판매액(일시불+할부)의 비율을 1대1로 맞추라는 정부지침이 한몫 했다.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신용판매액을 우선 늘리고 보자'는 게 카드사들의 전략인 셈이다. 향후 금리가 인상될 경우 카드업의 수익성은 더욱 나빠질 전망이다. 카드사들은 최근 정부의 지침에 따라 현금서비스 이자율을 연 19%대로 2%포인트 정도 내렸다. 따라서 시중금리가 오를 경우 현금서비스 영업에서의 이익은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이헌출 LG카드 사장은 "시중 금리가 1%포인트 올라갈 때마다 LG카드의 이익은 3천억원씩 줄어든다"고 말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