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직장인들 귀성포기 많다..귀향 38%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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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는 죄송스럽기도 하지만 반드시 추석에 고향을 다녀올 필요가 있나요.
연휴는 평소에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면서 보내고 다음 주말쯤 고향을 찾을 생각입니다."
서울 마포에 사는 은행원 김모씨(31)는 올 추석엔 고향인 대구에 가는 것을 포기했다.
몇 주 전부터 기차표를 구하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했기 때문.귀향 대신 김씨는 그동안 계획만 세워놓고 하지 못했던 인라인 스케이트 연습을 시작하기로 했다.
올해는 김씨처럼 귀향을 포기하는 젊은 직장인들이 많다.
19일 취업포털사이트 스카우트(www.scout.co.kr)가 20~30대 신세대 직장인 2천9백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추석연휴 계획'을 보면 '고향에 내려간다'고 대답한 사람은 전체의 38%로 예상 밖으로 적게 나타났다.
스카우트 문영철 사장은 "설문자 중에는 추석연휴 기간에 해외여행을 가겠다는 사람도 많았다"며 "기성 세대와는 달리 젊은 직장인들은 추석 귀향에 연연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모처럼의 연휴를 맞아 공부(9%) 미팅이나 선(6%) 여행(5%) 등 개인적인 취미를 즐기거나 관심사를 추구하겠다는 비율이 20%를 차지,달라진 세태를 반영했다.
이 조사에선 태풍 '루사' 등으로 수해를 당한 이재민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응답자들이 3%나 돼 신세대를 중심으로 자원봉사에 대한 참여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반면 '특별한 계획이 없다'는 대답도 39%에 달했다.
올 추석 연휴는 3일밖에 되지 않는데다 태풍 '루사'로 인해 '사상 최악의 추석 교통체증 예고'라는 언론보도 등으로 귀향포기족(?)이 예년에 비해 부쩍 늘고 있다.
특히 강원도와 충북 영동 등 수해 피해가 극심한 지역에 고향을 둔 사람들 중에서 추석 귀향을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
유실된 도로 복구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곳이 많아 어느 곳보다 극심한 교통체증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