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하락 악순환 '비상'..연중최저치에도 손놓은 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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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연중최저치를 기록하는등 하락세를 이어가자 기관들이 초비상사태에 직면했다.
국내 기관중 유일하게 저가 매수할 수 있는 실탄(자금)을 갖고 있는 연기금마저 주식시장에서 발을 뺄 조짐을 보이고 있다.
펀드매니저 사이에서도 "전저점(660)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으며 매수시기도 그때 가서 결정하겠다"는 보수 관망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지수 700이하는 분명히 주가가 싼 단계에 진입하는 것"이라고 외쳐온 투신사들도 슬그머니 한발 물러서고 있다.
미국 증시 급반등과 같은 대형 호재가 나타나지 않는 한 로스컷(loss cut:손절매),투자자금 회수 등으로 증시 수급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기관 매도공세=종합주가지수가 700선 밑으로 내려가자 기관이 '팔자'에 나서고 있다.
지수 선물과 연계된 차익거래 매수를 고려할 경우 최근 3일간 기관은 거래소시장에서 2천억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기관이 주식을 파는 이유는 △추가하락을 예상한 자발적인 주식비중 축소 △로스컷과 관련된 비자발적 매도 △환매 등을 꼽을 수 있다.
홍호덕 한일투신 주식팀장은 "포스코 삼성전기 삼성화재 LG화학 신세계 국민은행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대표주가 추세선을 하향 이탈하고 있는 것은 기관 매도세가 집중적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따라 기관의 로스컷이 한차례 더 나오게 되면 주가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심상찮은 연기금 매도=국민연금 교원공제회 등 연기금은 지난 13일 이후 7일 연속 순매도하고 있다.
순매도 금액은 6백억원으로 크지 않지만 추세적인 매도세로 전환했을 공산이 크다는 게 문제다.
교원공제회 관계자는 "로스컷에 걸린 종목을 일부 매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장에서 대형기금이 펀드 환매에 나섰다는 루머가 나돌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연기금을 수급에 보탬이 되기는커녕 악화시킬 주범으로 보고 있다.
1년 단위로 결산하는 현행 평가시스템 아래서 연기금들은 연말을 2개월여 남겨둔 현 시점에서 신규자금을 집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기금은 시장의 불안이 지속될 경우 추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비중을 더 낮출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실제 각 연기금들은 다른 기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망=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사는 "수급악화에 대한 우려감이 파다하게 퍼지고 있지만 단기 급락에 따른 가격 메리트도 서서히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손 이사는 "지난 8월 750선까지 지수가 반등했을 때 주식편입 비중을 줄여 놓은 기관들은 저가매수 여력이 있으며 현재 그 타이밍을 저울질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일투신 홍호덕 팀장은 "우량주를 저가에 살 수 있는 기회가 다가 오고 있다"면서도 "당분간은 미국 증시의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