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3개월 최고치 경신, "밤새 달러/엔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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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이틀째 상승, 3개월 최고치를 연일 경신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엔화 약세의 모멘텀이 주어졌으나 장중 이슈 부재로 등락폭은 좁았다.
밤새 124엔에 육박한 달러/엔의 오름세와 1,230원까지 상승한 역외선물환(NDF)환율이 개장가에 반영됐다. 엔화 추가 약세 전망이 우세,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매수(롱)마인드를 유지하면서 저가매수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장중에는 특별한 모멘텀이 주어지지 않는 패턴이 이어졌다. 달러/엔이 조정됐고 고점에서는 네고물량 공급이 상승을 제한하면서 환율 오름폭을 축소했다. 전반적으로 공급이 약간 앞섰으나 결제수요, 역외매수 등이 이를 상당부분 흡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사흘동안 3,000억원 이상 축적된 탓에 역송금수요가 예상되고 있다. 관건은 밤새 달러/엔 환율의 동향에 달려 있는 가운데 1,220원대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달러/원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2.70원 오른 1,223.70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6월 20일 1,224.80원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고점은 지난 6월 20일 장중 1,228.30원까지 올라선 이후 최고치인 1,227.00원, 저점은 1,223.30원을 가리켰다. 전날 종가대비 상승폭은 컸으나 환율 하루 변동폭은 3.70원에 불과했다.
◆ 열쇠는 '달러/엔' = 시장 참가자들은 밤새 달러/엔 환율 동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 장중 등락은 제한될 여지가 많은 반면 환율의 전반적인 레벨을 결정하는 열쇠가 '달러/엔'이기 때문이다.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매수(롱)마인드가 여전하나 장중에는 수급 등으로 크게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뉴욕에서 달러/엔이 상승하지 못한다면 반락도 예상된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장중 달러/엔의 경우 일본 수출업체들이 달러를 팔고 있기 때문에 상승이 어렵고 뉴욕장에서나 오르는 형태"라며 "달러/엔도 125엔까지 갈 수 있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나 장중 주춤하면서 헷갈리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길게는 달러매수(롱)마인드가 유효하다고 보며 엔 약세도 쉽게 사그러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일 넓게는 1,220∼1,230원, 좁게는 1,228∼1,228원 정도 예상한다"고 조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특별히 이슈가 없는 가운데 네고물량이 꾸준히 상승을 막았다"며 "어제는 결제가 많았으나 오늘 공급이 앞섰고 일부 달러매도초과(숏)포지션 세력들이 물량을 많이 흡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체적으로 밤새 엔화 동향에 따라 내일 개장가가 정해질 수 밖에 없다"며 "1,220원은 일단 지지되는 가운데 엔 약세가 크게 불거지지 않으면 오늘 고점인 1,227원을 뚫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 장중 등락 요인 제한 = 전날과 마찬가지로 장중 등락이 제한됐다. 밤새 달러/엔 동향을 개장가에 반영한 뒤 특별한 이슈가 두드러지지 않은 탓.
달러/엔 환율은 전날 뉴욕에서 증시 하락과 경제지표 악화에도 불구, 오름세를 연장하며 123.95엔에 마감한 뒤 이날 소폭 조정을 받았다.
달러/엔은 오후 들어 123.37엔까지 반락폭을 키운 뒤 약간 반등, 오후 4시 51분 현재 123.60엔을 가리키고 있다. 달러/엔은 최근 도쿄장에서 별다른 움직임없이 조정을 받다가 런던·뉴욕장에서 매수세가 가열되며 상승하는 패턴을 그려왔다. 뉴욕 증시의 움직임과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엔/원 환율은 이날 주로 990원대 초반에서 움직였으며 같은 시각 100엔당 989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2,116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 지난달 6일 사상 가장 많은 3,759억원 어치를 처분한 이래 순매도규모가 가장 컸다. 코스닥시장에서도 230억원의 매도우위로 두 시장을 합친 주식순매도가 사흘째 이어져 축적된 순매도금액만 3,000억원을 넘어 역송금수요로 작용할 전망이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밤새 엔 약세를 반영, 전날보다 5.00원 높은 1,226.00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내 고점인 1,227.00원까지 올랐다.
이후 환율은 네고물량 등에 밀려 오전 9시 37분경 1,225.30원으로 내려선 뒤 주로 1,226원선에서 게걸음을 거닐었다. 오전장 후반 달러매도가 강화돼 환율은 오전 11시 53분경 1,125.40원까지 밀렸다가 1,225.60원에 오전장을 마무리했다.
오전 마감가보다 0.60원 낮은 1,225.00원에 오후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곧 1,224.10원까지 밀린 뒤 한동안 1,225원선에서 붙박혀 있었다.
이후 달러/엔 반등과 외국인 주식순매도 부담으로 환율은 차츰 상승, 오후 3시 11분경 1,226.90원까지 되올랐다. 그러나 고점 매물과 "장기적으로 환율 하락이 바람직하다"는 박승 총재 발언으로 환율은 재반락, 4시 27분경 저점인 1,223.30원까지 내려섰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4억2,650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0억2,3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5,500만달러, 2억1,560만달러가 거래됐다. 25일 기준환율은 1,225.8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