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눈덩이...400兆 육박 .. 가구당 2720만원

가계빚이 국내총생산(GDP)의 70%인 4백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구당 부채도 1년새 7백만원 가량 늘어 2천7백만원을 넘어섰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4분기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가계빚(가계신용 잔액)은 3백97조5천억원으로 3월말보다 8%(29조4천억원) 늘었다. 1년 전에 비해선 35%나 폭증한 것이다. 가계빚은 은행 대출은 물론 외상.할부구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을 모두 합친 것이다. 가구당 부채는 2천7백20만원으로 석달새 2백만원(7.9%) 늘었다. 가구당 부채가 분기마다 2백만원 가량씩 늘어나는 추세여서 연말에는 3천만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2.4분기중 가계빚이 급증한 것은 신용카드와 할부금융을 통한 대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용카드 부채(2조6천1백억원)가 전분기보다 2배 이상 늘었고 특소세 인하로 자동차 등 할부금융 부채 증가율도 2.26배에 달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가계빚이 지난해말 '개인 순처분가능소득(NDI)'의 90%선에서 올 6월말 1백% 안팎으로 높아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1년간 가구마다 쓸 수 있는 돈을 모두 털어넣어야 빚을 갚을 만큼 가계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음을 의미한다. 특히 국내 가계의 금융자산 보유액이 미국 등 선진국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현재의 가계빚은 위험수위에 이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럼에도 한은은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는 '안이한'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박승 한은 총재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70.6%로 미국(75.3%)보다 아직 낮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