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in Korea] (인터뷰) 김완순 <외국인투자 옴부즈만>
입력
수정
"'촌티'를 벗고 열린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1962년부터 지난해까지 들어온 외국인투자는 4백71억달러(도착기준)에 달했다.
하지만 외국인투자옴부즈만사무소의 옴부즈만(총괄 책임자)인 김완순 박사는 "98년 한해만 따지면 외국인 직접투자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8%로 동아시아 평균인 23.3%에 한참 못미치고 세계 평균인 13.7%보다도 낮다"고 지적했다.
옴부즈만사무소는 22명의 '홈닥터'들이 활동하면서 한국에서 사업하고 있거나 사업을 하려는 외국인들의 애로점을 듣고 시정을 정부에 건의하는 기구다.
"지난 4년간 외국인의 대한 투자는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지난해부터 주춤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경기가 나쁘기도 하지만 중국이 엄청난 투자를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죠."
김 박사는 떠오르는 중국과 아직도 건재한 일본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 좀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은 외국인투자 증가에 고무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숨겨진 규제가 많은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김 박사는 해고를 자유롭게 할 수 없고 노조가 너무 강경하다는 것도 외국기업들이 끊임없이 제기하는 불만이라고 강조한다.
"불필요한 사람을 해고할 수 없다면 어떻게 자유롭게 고용을 할 수 있냐는 것입니다. 또 법과 규제가 해석하기 나름인 경우가 많아 법을 지키고 싶지만 무엇이 불법이고 어디까지가 합법인지 모르겠다는 호소도 듣고 있습니다."
김 박사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아직도 외국자본이 우리 것을 빼앗아간다고 믿는 정서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 때문에 공무원들의 자세는 경직되고 외국인 경영자더러 물러가라고 데모를 하는 경우도 생긴다"며 "외국인들은 아직도 공무원들이 딱딱하고 비협조적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지난 4년간 외국인투자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정부는 2010년까지 외국인 직접투자를 GDP의 20%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려면 더 잘해야지요. 국민 모두가 '촌티'를 벗고 배타적인 정서를 극복해야 진짜 열린 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정부는 각종 규제를 더욱 풀고 공무원의 경직된 자세도 개선되겠죠."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