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자유치 탄력 받을듯 .. 美, 대북특사 이르면 내달 3일 파견

미국이 빠르면 내달 3일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를 대북 특사로 파견할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북.미 대화의 재개는 북한의 개혁개방 정책에 적지 않은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개혁 개방이 성공하려면 외자유치가 관건이고 이를 위해서는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미 대화에서 다루게 될 핵심 의제가 북한의 핵.미사일 등 민감한 사안이어서 대화 결과를 낙관하기는 어렵다. ◆ 북.미대화 의제와 전망 =미국은 대북 외교의 주도권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데다 대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동맹국의 지지가 절실해 한국과 일본의 대북대화 요구를 외면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도 경제개혁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미국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를 감안하면 북.미 대화는 예상보다 큰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있다. 협상 과정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깜짝 카드'를 제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양국이 중점적으로 논의하게 될 의제를 보면 낙관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핵심 논의 대상이 양측이 쉽게 양보할 수 없는 북한의 핵.미사일 등 대량 살상무기(WMD)와 재래식 무기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 핵사찰 문제를 놓고 지금 당장 실시돼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과 그럴 필요가 없다는 북한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북한이 부시 행정부의 강경한 태도를 완화시키기 위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수도 있다"면서 "완전한 핵사찰 허용까지 갈지는 미지수이나 적어도 이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는 데는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북한 경제개혁에 호재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 국가로 규정해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IBRD)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금융기관으로부터 차관을 제공받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북한은 도로 항만 철도 등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북.미 관계가 개선될 경우 북한을 불신하고 있는 외국투자자들의 자세를 변화시켜 북한의 경제개혁 정책이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신지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초빙연구원은 "북한은 현실적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진전시키지 않고서는 외국으로부터의 경제적인 지원을 받지 못한다"면서 "북.미 대화는 북한의 개혁 개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도 "북.미 관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미국의 대북 봉쇄정책이 해제되면 외국기업 및 국제금융자본들이 믿음을 갖고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북.미 대화에서 별다른 성과가 나오지 못하면 북한의 개혁개방 정책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