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변호사] 김대희 <대륙 대표변호사>..기업 부실채권처리 '해결사'

'변호사 개업 1년 뒤엔 부모님의 빚을 갚고,2년 후엔 월급쟁이 고용변호사를 뽑아 기업자문 업무를 시작하고…5년 뒤엔 국내 5대 로펌(법률회사)을 만들고…20년 후엔 국내 최대의 로펌을 경영한다.' 사법연수원(18기)에 다니던 1987년 가을께.법무법인 대륙의 김대희 변호사는 이런 내용의 '마스터플랜'을 짰다. 신정치 당시 사법연수원 교수와 상담을 마친 직후였다. 신 교수는 단조로운 생활의 사법연수원을 그만두고 행정고시를 봐야겠다며 찾아온 그에게 "어서 그만두라"고 역설적으로 말한 게 충격으로 다가온 것. 당시 신 교수는 그에게 "법조계에서 성공하려면 아주 머리가 좋거나 부지런하거나 해야 하는데 자네는 둘 다 아닌 것 같네"라고 했다고 한다. 지금은 오히려 고맙게 생각하고 있지만 당시엔 '변호사로 성공해 보이리라'는 오기를 발동시킨 말이었다. 김 변호사는 곧바로 마스터플랜 실행에 들어갔다. 사건이 많이 발생하면서도 개인변호사가 접근하기 쉬운 곳은 어디일까. 연수원생 신분으로 그는 택시기사단체나 요식업중앙회 등으로부터 회원 명부를 받아 이들에게 직접 엽서를 보냈다. 장차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은 친구 친지 30명도 선정했다. 30명으로부터 10명씩 소개받아 이들에게도 편지를 썼다. 이 덕택에 92년 3월 서울 서초동에 개인사무소를 냈을 때 의뢰인의 발걸음이 줄을 이었다. 1년차 마스터플랜은 성공적으로 완수됐다. 개업 2년 후부터 기업 은행 보험사 등을 방문하면서 김 변호사는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개인 변호사의 '성의와 열정'만으로는 중견 로펌에 일을 맡기는 기업에 먹혀들 리 없었기 때문이다. 포기하던 심정에 유학을 준비하던 그는 율곡비리 사건을 수사했던 특수부 검사 출신 함승희 변호사를 만나며 전기를 마련했다. 두 사람의 성을 따 함&김 법률사무소를 열고 '기업·금융 형사 사건 전문'을 표방했다. 궁극적으로 대형 로펌들처럼 자문업무를 맡기 전까지 일단 기업 고객들을 접촉해 신뢰를 쌓기 위한 과도기적 전략이었다. 조흥 외환 제일은행과 대우 진로 코오롱 벽산 등 기업들의 형사 사건을 수임하며 해당 기업의 고위 임원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이같은 신뢰를 바탕으로 김 변호사는 지난 97년 초부터 기업자문 업무에 본격 나섰다. 유동성 위기를 맞은 진로그룹과 산업은행이 국내 최초로 맺은 '부도유예협약'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부도유예협약 실패 후 법정관리를 검토 중이던 장진호 당시 진로 회장을 설득,화의를 신청하도록 제안했다. 이에 앞서 그는 96년 초 소형 설비업체인 대일공무를 대리해 국내 최초로 법원의 화의 인가를 받아내기도 했다. 외환위기 이후인 지난 99년 초 자산관리공사(캠코·KAMCO)를 대리,1조3백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론스타에 파는 것을 성사시켰다.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등과 함께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관련 법률제정 업무를 담당했다. 국내 최초 CRC인 JV-CRC를 탄생시켰다. 대륙의 서권식 변호사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분야에 한발 앞서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 전력투구하는 점이 김 변호사의 장점"이라며 "요즘은 그가 중국 법률 시장 개척에 모든 노력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1962년 대구생 1985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1986년 사법시험 합격(28회) 1989년 사법연수원 수료(18기) 1992~94년 김대희 법률사무소 1994~96년 함&김 법률사무소 파트너 1996~현재 법무법인 대륙 대표변호사 1997~현재 대한축구협회 고문변호사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