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 '경제특구'] 신의주 門 결국 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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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주의 문은 결국 열리지 않았다.
'30일부터 한국인을 포함한 모든 외국인은 비자 없이 신의주에 들어갈 수 있다'는 양빈 신의주 특구 장관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북한의 입국 거부가 그 이유였다.
이날 신의주행 비자를 받기 위해 중국 선양 허란춘 관리사무실에 모여 있던 내외신 기자들 사이에는 "양빈 신의주 특구 장관이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너무 앞서 나가고 있는게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에 대해 양 장관은 "비자와 관련, 혼선을 빚게 해 미안하다"며 "북한측과 보다 심층적인 얘기를 해야 했다"고 사과했다.
그는 '신의주 특구 사안을 확실히 장악하지 못한 것 아니냐' '북한이 비자를 거부할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게 아니냐'는 등 기자들의 추궁에 "한국인의 경우 중국이 본토 방문을 희망하는 홍콩과 대만동포에게 발급하는 일종의 고향방문증인 '회향증'과 같은 통과증서를 발급 받아 특구에 진입하는 방안을 북한 외교부와 상의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신의주에는 아직 특구와 비특구간 경계가 불분명한 등 준비가 안된 것 같다"고 해명하고 "장관으로 공식 취임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여전히 자신감을 표명했다.
일본의 한 기자는 "그가 확실한 준비 없이 터뜨리기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신의주 특구와 관련된 사항에 대해 전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그의 말을 어떻게 믿겠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양빈 장관의 순수성이나 능력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사소한데 신경을 쓰지 못하는 그의 성격에서 비롯된 해프닝이라는 관측이 강했다.
또 그가 한국과 북한간의 미묘한 관계를 충분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과 양빈 장관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의주 특구 건설이 처음부터 난산의 진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선양=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