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올해 15조 날아갔다..지수 사상최저치 위협
입력
수정
코스닥 시장이 추락하고 있다.
작전 등 불공정거래로 인한 신뢰상실에다 미국 경기회복 지연 등 대외 변수 불안감까지 겹치면서 코스닥지수가 연중 최저치를 잇따라 경신하고 있다.
30일 코스닥지수는 8일 연속 급락하며 코스닥 개장 이후 최저점이었던 지난해 '9·11 미국테러' 사건 직후(46.05) 수준까지 근접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신뢰상실→주가하락→기관·외국인 손절매→개인 실망매물 출회→주가하락'의 악순환이 코스닥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지수가 바닥권에 진입한 것만은 분명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조막손 시장으로 변한 코스닥=이날 코스닥지수는 지난 3월22일 고점(94.30)에 비해 정확하게 50% 하락했다.
실제로 '개미군단'이 주로 매매하는 대중주들은 주가가 70% 이상 급락했다.
체감 지수는 더 나빴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70조원을 넘어섰던 코스닥 시가총액은 30조원대로 내려앉았다.
특히 기관과 외국인이 기본 투자요건으로 꼽는 시가총액 1천억원 이상 종목은 33개에 불과한 상태다.
반면 작전세력이 손대기 쉬운 시가총액 3백억원 미만 종목은 6백58개로 코스닥 전체의 78%에 달하고 있다.
◆매수 주체가 없다=코스닥시장에는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투자가가 사실상 없는 상태다.
실제 주가 하락이 심했던 9월 한달 동안 국내 기관은 단 4일을 빼고는 모두 매도우위를 보였다.
순매도 금액도 6백25억원에 달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 증시하락으로 인한 외국인의 매도세(9월 순매도금액 1천1백19억원)가 나타나자 실적우량주 및 내수간판종목 등도 덩달아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양상이다.
개별종목에 투자하는 개인들의 매수세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기술적 지표는 매수 타이밍=전문가들은 현재 코스닥 지수대가 매수가능한 권역에 들어와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지수 50선이 무너지면서 실망 매물이 부분적으로 출회되고 있는 게 최근 지수하락의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지수가 급락하면서도 거래량이 바닥을 기고 있는 게 이를 방증한다.
한화증권 민 연구원은 "현재 20일 이동평균선 이격도가 최저 수준인 86으로 떨어져 있고 투자심리도도 10에 불과하다"며 "2000년 말과 지난해 9월 이같은 수준의 기술적 지표에서는 모두 큰 폭의 기술적 반등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