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일대 매물 늘고 집값도 하락..1가구3주택.고급주택 양도세 重課피해
입력
수정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피하려는 매물이 부쩍 늘고 있다.
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달 중순 1가구3주택자와 고급주택(전용면적 45평이상) 소유자들에게 2개월의 경과기간을(종전 기준 적용) 주기로 한 이후 "팔자"가 확산되고 있다.
이 기간동안 1가구3주택자가 집을 처분하면 종전처럼 기준시가를 적용해 양도세를 납부하면 된다.
또 새로 고급주택에 편입되는 주택(전용면적 45평이상-50평미만)을 3년이상 보유한 1가구1주택자가 집을 매각할때도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강남일대 부동산업소들은 "9.4조치 이전만해도 팔려고 내놓는 매물이 거의 없었으나 추석 이후 매도문의가 급증하면서 매물이 조금씩 쌓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시장현황=그동안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강남 서초 송파구 등지에서 매물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현지 부동산업소들은 '양도세 과세강화 조치' 영향 등으로 추석 이후 매물이 누적되며 가격도 소폭 하락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매물이 급속히 증가하며 가격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곳은 개포동 일대.
주공고층아파트의 경우 매매가가 9·4조치 이전보다 평균 2천만∼3천만원 내렸다.
25평형은 4억3천만∼4억5천만원,31평형은 5억3천만∼5억5천만원,34평형은 5억8천만∼6억2천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에이스공인 조병희 사장은 "추석 이후 팔려고 내놓은 물건이 20∼30개 가량 늘어 50개 이상 쌓여 있으나 거래는 부진한 편"이라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과 가락동 시영아파트 인근 부동산업소에도 매물이 점차 늘어나면서 가격이 소폭 하락하고 있다.
3억9천만원까지 올랐던 잠실 주공13평형은 3억6천5백만∼3억7천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잠실 주공 2단지 내 에덴공인 김치순 사장은 "추석 이후 매물이 조금씩 나와 업소당 3∼4개의 물건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락시영아파트 인근의 산천부동산 홍순화 사장도 "가락시영 1차 13평형의 경우 매도호가가 2억9천만원으로 1천만원 이상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초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한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매물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한달 전보다 2천만원 정도 하락한 상태다.
복음부동산 심인수씨는 "31평형의 매매가는 4억8천만∼5억원,34평형은 5억7천만∼6억원으로 약세로 돌아섰다"며 "부동산업소당 매물도 3∼4개에 이른다"고 전했다.
매물이 귀한 편인 반포 주공아파트도 추석 이후 1천만원 정도 하락한 가격으로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16평형은 6억원,25평형은 8억∼8억2천만원에 매매가가 형성돼 있다.
◆매도시 주의점=10월 이전에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두달 안에 매각을 완료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매도시 잔금지급일이나 등기이전일 중 빠른 날짜가 11월 말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세무사 심현욱씨는 "양도세는 사례별로 천차만별이지만 실거래가 기준으로 양도세를 납부할 경우 기준시가를 적용할 때보다 2배 이상 많아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경과기간 내 집을 처분하는 것도 효율적인 재테크 방안"이라고 말했다.
유대형 기자 yoo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