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4개월 최고수준, "1,230원대 안착 여부 주목"
입력
수정
환율이 1,230원대를 등정, 4개월 중 가장 높은 수준에 마감했다. 지난 이틀간의 보합권 장세를 이탈, 상승세를 재개했다.
그러나 이날 일중 변동폭이 1.90원으로 6개월 최소수준에 근접했다. 1,230원선을 주무대로 개천절 휴장을 앞둔 휴일 장세가 완연했다.
환율은 최근 번번히 막혔던 레벨인 1,230원대와 매물 부담 등으로 상승폭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수급상 적당히 균형을 보인 채 1,230원선 초반 매수와 1,230원선 후반 매도가 위아래를 가로 막았다.
달러/엔 환율은 123엔대 진입을 시도하는 오름세였으나 반영정도는 미약했다. 엔/원 환율은 100엔당 1,000원을 놓고 소폭 시소했다.
2일 달러/원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2.70원 오른 1,230.40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6월 18일 1,234.0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가리켰다.
이날 장중 고점은 1,231.70원, 저점은 1,229.80원을 나타냈다. 환율 하루 변동폭은 1.90원에 불과, 지난 4월 11일 1.50원을 움직인 이래 가장 이동거리가 짧았다.
◆ 등락 제한 여지 = 공은 다시 '달러/엔'으로 넘어갔다. 개천절 휴일동안 달러/엔의 움직임이 어떻게 드러날 것인지 여부가 금요일 환율 동향과 연계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달러/엔도 뉴욕 증시, 일본 경제의 부실채권 해소문제 등 시장의 방향성을 획득할만한 재료가 많지 않고 향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금요일 환율도 달러/엔의 변동이 크지 않다면 1,230원대 부담감과 결제수요 등의 하방경직성이 맞물릴 가능성도 있다. 일단 4개월만에 1,230원대로 마감했다는 '의미'와 함께 달러매수(롱)심리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1,230원대 초반 사자와 1,230원대 후반 팔자로 매매가 압축돼 한 방향으로 갈 계기가 없었다"며 "일단 1,230원대에서 끝나 시장 정서는 상승쪽으로 강화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일단 휴일동안 미국 시장을 봐야하지만 1,230원대를 다져나갈 것 같다"며 "모레 거래범위는 1,228∼1,236원 정도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엔을 놓고 추가 상승과 하락 전망이 엇갈리고 역외는 조심스레 거래할 뿐 큰 움직임이 없었다"며 "결제와 네고가 1,230원선의 같은 레이트에 몰려 등락이 제한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근 강한 저항선이었던 1,228원을 단단히 다지고 올라와 달러매수(롱)마인드가 유지될 것"이라며 "일단 휴일동안 달러/엔의 동향에 따라 1,230원대 안착여부가 판가름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 시장 변수 잠잠 = 이날 시장 재료나 수급 모두 환율 움직임을 꽁꽁 묶어놨다. 달러/엔 환율의 변동이 다소 있었으나 달러/원의 반영정도는 미약했다.
수급상 1,230원 밑에서는 결제수요가, 1,231원선에서는 대기매물로 위아래로 환율을 압박했다. 1,230원선 중반 이상에서 레벨부담으로 추격매수세가 거의 없었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오름세를 연장한 가운데 123엔을 놓고 시소를 벌였다. 밤새 뉴욕에서 증시 급등으로 상승세를 보이며 122.56엔에 마감한 달러/엔은 이날 도쿄장부터 오름폭을 확대, 123엔대로 진입했다.
그러나 달러/엔은 오후장에서 123엔 밑에서 내려서 정체된 흐름을 띄고 있는 가운데 오후 4시 51분 현재 122.86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엔화 약세 정도에 미치지 못하는 원화 약세로 소폭 하락, 일중 100엔당 1,000원을 놓고 공방했다. 엔/원은 같은 시각 1,001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630억원, 51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사흘만에 주식순매수로 돌아 달러 매수 심리를 제한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의 1,230원대 안착을 반영, 전날보다 2.30원 높은 1,230.00원에 개장한 환율은 이내 1,231.00원까지 올라선 뒤 차익매물로 9시 39분경 저점인 1,229.80원까지 물러섰다.
이후 환율은 달러/엔 추가상승을 타고 오전 9시 52분경 고점인 1,231.70원까지 올라선 뒤 1,229.90∼1,231.50원에서 움직였다. 달러/엔의 상승폭 확대를 추가 반영하지 않은 가운데 환율은 1,230.4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230.3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개장이후 1,230.10∼1.230.90원에 봉합된 채 휴일 장세가 완연했다. 이후 약간 꿈틀하며 오후 3시 45분경 1,231.10원까지 올라서기도 했던 환율은 여지없이 1,230원선에 묻힌 채 마감까지 등락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2억4,000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5,4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2,700만달러, 2억1,950만달러가 거래됐다. 4일 기준환율은 1,230.5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