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목동아파트 '병목현상'..중대형 수요 느는데 매물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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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시장에 '평형 병목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집값이 상승하면서 살고 있던 중소형아파트를 판 뒤 평수늘리기에 나서려는 수요자는 늘고 있는 반면 중대형아파트 매물이 나오지 않아 일부지역에서 중대형아파트 수급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런 현상은 서울 강남지역 소형평형 재건축아파트나 목동지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과 목동지역을 중심으로 소형아파트를 팔아 중대형으로 옮기려는 수요가 늘면서 소형평형 아파트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매물로 나오는 중대형평형 아파트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거래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재건축 대상인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저층 1,3,4단지는 11~18평형으로 구성돼 있다.
이 곳에서는 추석 이후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매도호가도 1천만원 가량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인근 세기공인중개 정태승 사장은 "1,3,4단지의 경우 소형평형이지만 재건축을 재료로 집값 상승폭이 컸다"며 "소형평형 아파트를 팔고 인근 주공고층아파트로 평수를 늘려가려는 입주자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주공고층 5단지 25평형의 매도호가는 4억~4억4천만원,31평형은 5억2천~5억5천만원,34평형 5억7천~6억원 수준이다.
주공 저층아파트 18평형 가격과 비슷해 34평형으로 옮기는 데 큰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
저층 18평형을 팔면 추가 부담없이 인근 대치동지역 30평형대 아파트로의 이주도 가능하다.
하지만 중대형아파트 매물을 찾아 볼 수 없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 사장은 "강남지역 중대형은 대부분 실입주자들이 살고 있는 데다 양도세 인상 등의 부담으로 당장 팔려고 내놓는 매물이 거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지역도 마찬가지다.
학교시설이나 편의시설 등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데다 교통여건이 좋아 유입인구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 인근 현대아파트에 사는 안모씨(33)는 "최근 목동 14단지 30평형 아파트 매물이 나와 살던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고 부동산중개소를 찾았으나 원매자가 팔지 않겠다고 해 포기했다"고 말했다.
13단지 인근 한미공인중개사 정현주 대표는 "목동지역 중대형평형에 살고 있는 대부분 입주자는 실거주가 목적"이라며 "목동 중심 상업축에 현대백화점 등 편의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어 굳이 이곳을 떠나려 하지 않고 있다"며 중대형 매물이 부족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