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KT아이컴 연내합병 힘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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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와 KT아이컴의 합병이 연내에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증시 하락세로 KTF 주가가 당초 합병에 필요한 목표금액에 크게 미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TF는 합병이 가능한 주가수준을 당초 4만5천원선에서 3만8천원선으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의 대주주인 KT 고위관계자는 3일 "당초 이달이나 내달 중으로 예상했던 KTF와 KT아이컴 합병이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통신 장비업체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등 경제 외적으로 풀어야 할 사항도 적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KTF 주가의 발목을 잡아온 합병관련 불투명성은 당분간 걷히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내년에 합병을 추진하는 게 더 현실적이란 분석도 있다.
KTF는 올해 예상 순이익 5천5백억원을 모두 누적이익으로 계상,자사주 매입과 KT아이컴 주식인수 등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원증권 양종인 애널리스트는 "합병으로 인한 KTF의 주가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KTF가 갖고 있는 15%의 KT아이컴 지분 이외에 추가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인수 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피인수업체 지분은 합병시 소각되기 때문에 신규 발행주식수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는 설명이다.
또 KTF가 자사주를 매입,합병 때 KT아이컴 주주에게 자사주를 지급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SK텔레콤이 신세계통신을 인수할 때 이같은 방법을 통해 신규 주식을 발행하지 않았었다.
KT는 그동안 IMT-2000(영상이동통신)사업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설립된 KT아이컴을 늦어도 올 하반기 중 KTF에 합병시킨다는 계획이었다.
KTF 관계자도 "KT아이컴이 IMT-2000서비스를 개시하겠다고 밝힌 내년 6월까지는 시간이 있는 게 아니냐"고 말해 연내 합병추진이 쉽지 않음을 내비쳤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