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신용부실 위험수준" .. 韓銀 경고
입력
수정
가계 소비자금 가운데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을 통한 차입금 비중이 늘어나 신용부실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의 소비지출 동향과 특징'에 따르면 올 2.4분기 가계 소비지출액(87조5천7백75억원)중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할부구입 등을 통해 금융회사로부터 빌린 돈이 총 7조9천4백45억원으로 전체의 9.1%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가계에서 1백만원을 소비할 경우 9만원이상을 빌려서 지출했다는 얘기로 지난 1997년말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98년에는 가계지출 가운데 4.7%가 차입금 순상환에 쓰였지만 99년 3.1%의 순차입 상태로 돌아선 뒤 2000년에는 6.9%로 급증했다.
2001년과 지난 1.4분기에는 각각 6.5%와 6.2%로 차입소비율이 소폭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또 4백ℓ이상 대형 냉장고가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00년 27.8%에서 올 7월말 현재 52.8%로 높아졌고 25인치 이상 대형 TV의 판매비중도 같은 기간 28.7%에서 56.3%로 두 배 가량 커지는 등 고가 및 대형제품 소비현상도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가계의 해외소비액도 올들어 8월말까지 2조7천9백31억원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4% 증가했다.
소비재 수입은 올 상반기중 8% 늘어 지난해 평균 증가율(1.9%)을 훨씬 초과했다.
이처럼 가계 씀씀이가 헤퍼짐에 따라 올 상반기중 가계의 실질 소비지출은 전년동기대비 8.1% 증가, 같은 기간중 실질 국민소득 증가율(6.9%)을 1%포인트이상 웃돌았다.
연령대별로 장년층(34∼44세)은 소득 증가율이 소비지출 증가율보다 1.4∼4.3%포인트 높았으나 청년층(25∼34세)은 거꾸로 소비지출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2.6∼8.6%포인트 상회, 소비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