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차이나 임팩트] 제1부 : (3) '대륙물류의 중심지 우한'

우한 텐허공항에서 차로 30여분 달려 도착한 서한정가(西漢正街) 건자재 도매시장. '장강제일건자재성(長江第一建資材城)'이라고 쓰여진 대형간판이 손님을 맞는다. '양쯔강 최대 건자재 시장'이라는 뜻이지만 실제로 중국 최대 건자재 도매시장이다. 서한정가에는 30여개 전문상가와 4천여개의 점포가 영업중이다. 거래 품목도 10만종이 넘는다. '지아준세라믹스(嘉俊陶瓷)' 대리점의 양리 점장은 "서부개발 덕분에 부동산 개발붐이 일면서 건자재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내륙 우한에 중국 제1의 건자재 도매시장이 들어선 이유는 무엇일까. 양 대리점장은 "철도"라고 답했다. 시장 부근에 베이징과 광저우를 잇는 중국 남북종단철도 화물집하장이 있고, 이 집하장은 전국 운송망과 직접 연결되는 중국 물류의 중심지라는 것이다. 우한은 지리적으로 볼 때 중국대륙의 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중국 지도에 컴퍼스 한 축을 우한에 찍고 빙그르르 돌리면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충칭 청두 시안 홍콩 등 대부분의 대도시들이 한 원안에 들어온다. 텐허 공항에서 1~2시간이면 중국 어디든 날아갈 수 있다. 우한은 철도 도로 항공 수운 등이 몰리는 허브이기도 하다. 양쯔강 본류가 시내를 관통, 뱃길을 따라가면 동서남북 9개성과 모두 통한다. 예로부터 '9성(省)의 회(會)'라 불린 이유도 그래서다. 베이징~광저우 남북종단철도와 상하이~충칭 동서횡단 철도, 베이징~주하이 종단 고속도로, 상하이~청두 횡단 고속도로 등 중국 육상교통의 대동맥들이 모두 우한에서 만나고 헤어진다. 이같은 내륙 물류 요충지로서의 이점은 우한을 '양쯔강 경제벨트의 중심'으로 화려하게 부활시키고 있다. 서방기업은 우한의 이같은 이점을 놓치지 않았다. 미국 코카콜라 펩시콜라 버드와이저 킴벌리클락, 대만의 퉁이(統一) 등 물류비중이 큰 음료 식품 제지 업종의 외국기업들이 90년대 초부터 우한으로 몰려들었다. 이어 LG전자, 네덜란드 필립스, 독일 지멘스, 일본 NEC 등 가전업체들이 화중(華中)지역 판매본부를 잇따라 설립했다. 특히 LG전자 가전제품의 경우 모든 백화점의 효자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한 러시'는 서부대개발의 바람을 타고 더욱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중국 최대가전업체 하이얼은 다국적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우한 경제기술개발구'에 대규모 에어컨 공장과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우한대 화중이공대 등 명문대학들이 몰린 우창의 둥후개발구는 '신 우한' 건설의 또 다른 현장이다. '중국의 광통신밸리(光谷)'로도 불린다. 현재 모토로라 알카텔 지멘스 노키아 등 세계적 업체들이 이 단지에 입성, 서부지역 통신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우한대 출신의 조선족 박원일씨(대우중공업 근무)는 "'중국에서 벤처하려면 우한 광통신밸리로 가라'는 말이 학생들 사이에 유행할 정도로 이 지역이 새로운 벤처단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별취재팀 =팀장 한우덕 베이징 특파원, 오광진(국제부), 정태웅(산업부 대기업팀), 송태형( " 과학바이오팀), 김형호( " IT팀), 김미리( " 대기업팀), 허문찬(영상정보부 기자) i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