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이코노미] 지갑은 NO...난 '엄지 쇼핑族'

휴대폰만 있으면 지갑이 필요없는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을때도,식당이나 백화점에서 대금을 결제할때도,심지어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통행료를 낼때도 휴대폰만 있으면 된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때도 마찬가지다. 굳이 지갑에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넣어다니지 않아도 휴대폰으로 필요한 물건을 언제든 살 수 있는 "모바일 커머스"시대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IMT-2000(차세대 영상이동통신)서비스가 본격화되면 휴대폰 무선인터넷을 이용,동영상으로 상품을 보고 골라 휴대폰으로 결제할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국내에서 모바일 커머스가 개막된 것은 지난 4월말. LG텔레콤이 성남시와 손잡고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처음으로 모바일 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어 KTF가 지난 7월부터 상용서비스에 들어갔으며 이동통신업체로는 SK텔레콤이 가장 뒤늦게 오는 1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휴대폰이 일상생활에 중요한 결제수단으로 떠오르면서 이동통신 서비스업체들간 이용자와 가맹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용자와 가맹점을 얼마나 많이 확보했는지가 시장 판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모바일 커머스의 선발주자인 LG텔레콤은 현재 국민카드와 손잡고 성남시 서울 등지에 스타벅스 커피점,패밀리 레스토랑 등 5만여개의 가맹점을 확보한 상태다. 이들 가맹점에서는 휴대폰을 리더기에 대기만 하면 결제가 이뤄진다. 이 회사는 조만간 LG카드 BC카드도 끌어들여 이용자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KTF는 서울 성남 지역을 중심으로 2천여개의 가맹점을 확보했다. 주로 패스트푸드점 음식점 쇼핑몰 카페 패밀리레스토랑 미용실 등에 리더기를 갖춰놓고 모바일 커머스 사업을 벌이고 있다. KTF는 연말까지 가맹점 수를 2만여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휴대폰으로 요금을 결제할 수 있는 음료자판기도 1천7백여대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통사들의 모바일 커머스 전쟁은 오는 11월께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휴대폰의 메모리에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단말기를 보급해왔으나 KTF가 이달중,SK텔레콤이 내달께 스마트칩을 내장한 휴대폰을 본격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모바일 커머스에 나서지 않고 있는 SK텔레콤은 전용 단말기 공급이 이뤄지는 내달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비자카드와 제휴해 국내 비자 가맹점에서 자유롭게 휴대폰으로 결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하지만 모바일 커머스가 활성화되기 위해 아직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않다. 가장 시급한 게 바로 표준화 문제다. 정부가 표준안 마련에 나섰으나 빨라야 내년 상반기 쯤에야 표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