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CEO] 이준구 <엠케이에스 대표> .. 골드카드로 세계 도약

"골드카드로 세계시장을 휩쓸겠습니다." 귀금속 세공 전문업체 엠케이에스 이준구 대표(63)가 귀금속 분야에 뛰어든 지 38년째를 맞이하면서 내건 목표다. 골드카드는 이 대표가 2년여의 연구끝에 지난 99년말 개발한 제품이다. 금을 0.12mm 두께의 얇은 판으로 펴서 금 명함을 비롯 공로패 감사패 등 각종 기념품으로 만든 것이다. "97년 대만에 출장을 갔다가 현지 바이어와 상담을 하던 중 우연히 금 명함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죠.귀국해서 곧 바로 연구를 시작했어요.하지만 금을 얇게 펴는 작업이 쉽지 않더라구요." 얇게 만드는게 능사가 아니었다. 금의 두께가 0.09mm 이하가 되면 유리처럼 투명해져 금인지 조차 알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상품성을 갖도록 적당한 두께로 안정적인 제품을 만들어야 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골드카드를 완성했고 관련 기술의 산업재산권을 확보,사업기반을 다졌다. 귀금속 세공 업계에선 산업재산권을 따는 일이 흔치 않다. 자신의 권리로 보호해야 할 특별한 세공 기술이 많지 않은게 가장 큰 이유다. 게다가 귀금속의 디자인은 전체 모양의 30%정도만 변형시키면 다른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일부러 비용을 들여가며 산업재산권을 가져봐야 확실한 권리보호를 기대할 수 없다. 이처럼 귀금속 세공 업계에서 산업재산권을 따는게 보기 드문 일이기 때문에 골드카드는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골드카드를 국내시장에 선보인 2년동안 엠케이에스 전체 매출의 10%를 골드카드가 차지하도록 키워냈다. 지난해엔 미국 LA에 현지법인을 설립,미국과 멕시코 시장 공략에 나섰다. 또 종합상사에서 수출업무를 담당했던 사람들과 합작으로 GNI라는 신설법인을 세워 일본 중국 홍콩 등을 겨냥한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대표가 귀금속과 인연을 맺은 건 지난 65년. 책 외판원으로 일하던 그는 서울 명동의 한 귀금속 가게에 들렸다가 귀금속 분야에 도전하게 됐다. "2개월이 넘게 가게 주인을 찾아가 일을 가르쳐 달라고 매달렸죠.결국 이런 열정을 인정받아 귀금속 사업을 배우게 됐어요." 금 도매업으로 출발,85년부터는 도매업을 접고 귀금속 세공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함께 일했던 직원들에게 귀금속 사업의 노하우를 전수,10여명이 넘는 사람이 자신의 사업을 할 수 있게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쏟아내며 사업에 힘을 쓴 결과 지난 99년엔 이 분야에서 최초로 벤처기업으로 지정됐다. 지난해 1백4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올해 1백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대표는 "엠케이에스를 국내귀금속 세공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02)744-1234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