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CEO] 한미약품 '민경윤 사장' .. 연구개발 중심기업으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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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1천87억원.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1% 늘었다.
올들어 건강보험재정 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의약품가격 인하와 관련된 각종 대책을 시행하는 가운데서도 이같은 실적을 올렸다.
지금까지의 추세라면 올 매출 목표(2천5백억원)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이 이처럼 순항하는 것은 직원들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 "열린 경영"에 앞장서 온 민경윤 사장의 경영철학이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1975년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첫 직장으로 한미약품에 입사한 민 사장은 영업,총무,재무 등을 거쳐 2000년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노사간 불신의 벽을 허물기 위해 먼저 노동조합 사무실을 찾았다.
그후에도 저녁시간을 주로 이용해 부서별로 돌아가며 노조원들과 만났다.
1천1백여명의 전 직원들과 이야기하는데 꼬박 1년이 걸렸다.
쏟아지는 소주잔을 받아 마시면서 현장의 불만과 요구사항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민 사장은 당시의 과도한 음주로 결국 술을 끊게 돼버렸지만 그 바람에 모든 직원과 "친구"가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출근하자마자 직원들이 보낸 이메일을 읽습니다.
하루 평균 10여통이 옵니다.
이런 저런 것을 개선해 달라는 요구에서 부터 요즘 무슨 책을 읽느냐는 질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민 사장은 전화를 걸거나 이메일로 일일이 답장을 해준다.
이같은 그의 노력에 노조는 지난해 "임금및 단체협약 영구 무교섭"이란 선물로 화답했다.
그는 오리지널 신약의 특허기간이 끝나자마자 같은 효능을 발휘하는 약을 국내에서 가장 먼저 내놓는는 "퍼스트 제네릭"(First Generic)전략으로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미래 수입원이 될 신약 프로젝트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있다.
특히 의약분업이 실시된 이후 자체 기술력을 발휘,오리지널 약품과 등등한 약효를 지닌 의약품을 국산화하는데 온힘을 쏟고있다.
지난해 개발된 국내 최초의 먹는 무좀약인 "이트라정"이 그 대표적인 제품. "다국적 제약사와 경쟁하려면 우선 우수한 의약품을 생산해야 합니다.
한미약품이 국내 최고의 연구개발중심 제약기업으로 성장하는 토대를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민 사장은 영업사원으로 입사한지 25년만에 국내 5위권 제약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그의 건강관리비법은 속보.퇴근한 뒤 1시간동안 집 주변을 땀이 날 정도의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좋아하는 CEO는 잭 웰치 GE 전 회장.현재 경영평론가인 톰 피터스가 쓴 "혁신경영"을 읽고 있다고 한다.
좌우명은 "欲爲大者 當爲人役"(크고자하는 자는 먼저 남을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한다).
민 사장은 "경구용 항암제인 "오락솔"과 신규 백혈병 증식인자 "HM-10411"등 효능이 우수한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하는데 힘 쓰고있다"며 "올해말까지 몇가지 신제품을 내놓아 시장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리겠다"고 거듭 힘주어 말했다.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