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테크노 파워] 이공계출신 테크노경영 주도


'뉴 테크노 파워 시대는 이공계 출신의 테크노 CEO와 CTO가 이끈다.'


이공계 출신 테크노 CEO와 CTO가 기술경영(Technology Management)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상장사의 CEO 가운데 테크노 CEO는 전체의 4분의 1에 이르고 있다.


코스닥 등록법인의 경우 테크노 CEO가 40%를 넘어섰다.


연구개발 및 기술분야를 맡고 있는 CTO도 최근들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LG화학 LG전자 포스코 현대중공업 SK텔레콤 등은 테크노 CEO와 CTO를 축으로 하는 기술경영체제를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기업들의 테크노 경영현황을 짚어본다.

테크노 CEO가 늘고 있다=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올해 6백69개 상장사 CEO 9백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공계 출신은 전체의 25.1%인 2백33명에 이르렀다.


이로써 이공계의 CEO 비중은 지난 2000년의 23.2%에서 지난해엔 24.3%로, 올해엔 다시 25%대로 계속 늘어났다.


코스닥쪽에서도 마찬가지다.
코스닥등록법인협의회가 집계한 '코스닥법인 경영인명록'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7백38명의 코스닥기업 CEO중 이공계 전공자가 42.3%인 3백12명이었다.


농공학, 의.약학 전공까지 합칠 경우 전체의 46%에 달했다.


상경계 출신은 34.6%(2백55명) 법정계는 9.1%(67명)를 차지했다.


코스닥 임원의 경우도 엔지니어 출신이 전체의 38.6%를 차지해 거래소 상장기업(이공계 임원비율 19%)보다 높았다.


테크노 CEO를 출신대학별로 보면 서울대가 74명으로 가장 많고 한양대(36명) 연세대(28명) 고려대(20명) KAIST(16명) 순이었다.


주요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의 경우 사장단 9명 가운데 7명이 공학을 전공한 테크노 CEO로 나타났다.


윤종용 부회장을 비롯 이윤우 사장(반도체) 진대제 사장(디지털미디어) 임형규 사장(시스템LSI사업부) 이상완 사장(AM LCD사업부) 이기태 사장(정보통신) 등이 전자공학과 출신이다.


황창규 사장(메모리사업부)은 전기공학과를 나왔다.


삼성전자의 역대 사장급 이상 최고경영자 30여명중 약 70%가 이공계 출신이었다.


삼성SDI는 역대 CEO 13명중 11명, 삼성종합화학은 5명중 3명이 이공계를 나왔다.


삼성석유화학도 9명의 CEO중 3명이 화학공학과 기계공학 등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이었다.


LG그룹의 화학.에너지부문 지주사인 LGCI에선 성재갑 대표이사 부회장이 테크노 CEO로서 기술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LG칼텍스정유 허동수 대표이사 회장, LG화학 노기호 사장, LG석유화학 김반석 사장, LG생명과학 양흥준 사장, LG실트론 정두호 사장, 구본준 LG필립스LCD사장, 김쌍수 LG전자 사장 등도 손꼽히는 테크노 경영인들이다.


SK그룹에서는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기계과)과 고 최종현 회장(농화학)이 이공계 출신이었다.


SK케미칼에서는 이승동 사장(섬유공학), 김진웅 사장(화공), 현 홍지호 사장(화공) 등이, SKC에서는 역대 6명의 CEO중 최준식 사장(화공), 장용균 사장(화공), 현 최동일 사장(기계) 등 3명이 각각 공학을 전공했다.


현대에서는 김동진 현대자동차 사장과 한규환 현대모비스 사장이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으며 현대중공업의 최길선 민계식 사장도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나왔다.



CTO도 뜨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최근 제조업체 5백1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식적으로 CTO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14개사에 머물렀다.


23개사는 공식적으로 CTO 제도를 운영하지 않는 대신 부설 연구소장이나 이공계 출신 임원에게 CTO 역할을 맡기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결과 CTO 체제를 갖추고 있는 회사는 전체의 7.1%(37개사)에 머물렀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면 아직까지 보잘 것 없다.


그러나 CTO가 최근에 도입됐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보급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 뿐만 아니다.


CTO를 도입 실시하고 있는 곳은 하나같이 간판기업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은 손욱 삼성종합기술원장이 그룹전체 CTO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자부문 CEO겸 CTO를 맡아 기술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윤 부회장 아래에 있는 CTO 전략실이 반도체 통신디지털미디어 등 분야별로 스태프 역할을 한다.


이문용 부사장, 천경준 부사장, 박노병 전무 등이 각 부문별 CTO를 맡아 윤 부회장을 돕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지난 95년 1월 서평원 전무를 CTO로 임명하고 이 제도를 실시했다.


현재 4명의 사장 가운데 디지털TV 부문을 총괄하는 백우현 사장이 CTO를 맡고 있다.


백 사장은 전자기술원 생산기술원 디자인연구소 등 LG전자의 연구소도 책임지고 있다.


국내 CTO들이 참여하는 'CTO 클럽'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손욱 삼성종합기술원장과 우영덕 한솔기술원 기술고문이 공동 대표간사를 맡고 있으며 CTO 43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회원들은 격월로 넷째 금요일에 정례회의를 열고 최?기술경영 정보와 흐름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비공식적인 '사랑방 모임'을 수시로 열어 회원간 친목도 다지고 있다.


CTO의 역할과 위상 정립을 위해 각종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도 이들의 주요 활동 목표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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