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株價 '브레이크 파열' 곤두박질] 심리적 공황...'바닥'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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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 시장 폭락 등 해외악재로 인해 국내 증시도 상식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지지선 밑으로 무너져 예측이 불가능하다."(한국투자신탁운용 현봉오 상무)
"시장은 심리적 공황에 빠졌다. 이같은 패닉 상태를 벗어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대우증권 전병서 리서치본부장)
종합주가지수 600선이 무너진 10일 증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비관론을 전개하고 있다.
지금이 바닥이고, 주가 상승이 임박했다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단기'라는 접두어를 잊지 않는다.
추세적인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 문제보다는 해외 변수가 더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한마디로 얼마나 더 떨어질지, 어느 정도 침체장이 지속될지 가늠하지 못하고 혼돈속에 빠져 있는게 국내 증시의 실체다.
◆ 얼마나 떨어질까
단기적으로는 바닥에 도달했다고 보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과거 10년간 박스하단을 형성한 종합주가지수 500(서보윤 하나경제연구소 투자분석팀장)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주가가 너무 많이 하락, 과매도권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단기 바닥권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수 570~580선이 지지선이란게 전문가들 전망이다.
문제는 600선 붕괴가 수급의 논리나 펀더멘털에 의한게 아니라는데 있다.
심리적 영향이 시황을 좌우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미국 시장의 급락에 따라 외국인이 내놓는 매물을 받아줄 세력이 사라졌다.
아무도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지 않고 있는 것.
따라서 지수는 하락세에서 좀처럼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10일 600선이 무너진 것도 '일단 팔고보자'는 투매의 영향이 컸다.
미래에셋 이 실장은 "강력한 지지선으로 여겼던 630은 이제 저항선이 될 것"이라며 "투자심리가 안정되기 전까지는 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수가 방향을 바꾸기 위해선 미국시장이 방향을 잡는 게 선결과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LG투자증권 박윤수 상무는 "미국기업 실적의 하향조정이 이어지고 있어 미국시장이 반등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반등시점은 언제인가
실적을 감안한 주가수준이 크게 낮아지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대형주 중에서도 청산가치가 시가총액을 웃도는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는게 이를 반증한다.
장기투자자라면 지금부터 우량주식을 서서히 사 모을 때라는 전문가의 조언도 이래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시장에 대응하는 투자자는 시장을 좀더 관망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오상훈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로스컷(손절매)물량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지수 하락세가 멈추는 것을 확인한 뒤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시장의 움직임을 볼 때 단기간에 반등 국면을 맞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종우 미래에셋 전략운용 실장은 "핵심 블루칩을 중심으로 분할 매수하되 1년이상 보유하겠다는 중장기 투자전략을 짜야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