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파워 시프트'] 홈쇼핑 : 매출 4조...유통시장 '주역'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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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이 매년 2배 안팎의 고속성장세를 보이며 유통시장의 주요 축으로 급부상했다.
홈쇼핑시장은 지난 97년 1천5백억원에 불과했지만 5년만인 올해는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홈쇼핑 CJ홈쇼핑 등 선발주자들은 영업을 시작한지 7년도 안돼 롯데백화점 본점의 매출을 훌쩍 뛰어 넘어 유통가를 놀라게 하고 있다.
LG홈쇼핑과 CJ홈쇼핑의 올 상반기 매출은 각각 8천7백85억원,6천7백12억원을 기록한데 비해 롯데 본점은 5천5백1억원에 그쳤다.
홈쇼핑이 이처럼 고속성장을 지속하는 이유는 우선 유통단계를 축소해 가격을 낮춘 점을 꼽을 수 있다.
홈쇼핑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중간 유통 마진이라는 거품을 제거했다.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편리한 쇼핑환경을 제공한 점도 성공 요인이다.
홈쇼핑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에 비해 편리하고 빠른 쇼핑이 가능하다.
쇼핑시간을 줄이고 여가를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일에 투자하려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적합한 유통형태인 셈이다.
택배 카드 IT(정보기술) 등 연관산업의 발달도 홈쇼핑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홈쇼핑과 물류업계는 공동으로 선진적인 택배 인프라를 구축했다.
홈쇼핑은 방송-콜센터-택배 등 일련의 과정이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가능한 시스템산업이다.
시스템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물 흐르듯이 연계돼야 한다.
이런 유기적인 결합을 가능케 하는 데는 앞선 국내의 IT기술이 큰 역할을 했다.
또 신용카드산업이 폭발적인 성장을 하면서 카드를 통한 대금결제가 보편화된 점도 홈쇼핑 산업이 급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시장변화를 정확히 읽은 홈쇼핑 업체들의 마케팅활동도 주효했다.
홈쇼핑이 성공하기 위해선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실제로 보지 않고 TV를 통해 물건을 사도 뒷탈이 없을까"라는 소비자들의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홈쇼핑사들은 구매후 한달이 되기 전에는 무조건 취소나 반품을 보장해 주는 제도를 도입해 소비자들을 안심시켰다.
또 무이자할부 제도와 같은 다양한 유인책과 마케팅활동으로 시장저변을 확대했다.
홈쇼핑이 인기를 끌자 유명 대기업이나 브랜드에서 홈쇼핑을 새로운 유통채널로 보고 잇달아 러브콜을 보내는 등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에어컨 김치냉장고 캠코더 디지털카메라 등의 상품군에서는 이미 홈쇼핑이 유력한 유통채널로 떠올랐다.
에어컨의 경우 국내 유통물량의 25%,캠코더는 30%를 홈쇼핑이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초 "삶아 빠는 세탁기"를 홈쇼핑을 통해 집중판매했으며 올림푸스 디지털카메라는 홈쇼핑을 통해 신제품을 출시하고 2~3개월 뒤에 일본 유통시장에 같은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유력기업들이 홈쇼핑용 모델을 별도로 개발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홈쇼핑은 특히 상품력은 뛰어나지만 판로개척에 애를 먹고 있는 중소기업제품을 소비자들과 연결시켜주는 역할도 충실히 해내고 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