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차이나 임팩트] 제2부 : (2) 산둥성 칭다오는 '인천시 靑島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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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둥성 칭다오(靑島)시는 '인천시 청도구'로 불린다.
인천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남짓한 거리에 있는데다 2천여개 이상의 한국 제조업체들이 둥지를 틀고 있어 한국 도시를 그대로 떼어온 것 같다.
한국 기업의 진출 역사도 오래됐다.
1992년 한.중 수교 이전부터 인천에서 배를 타고 와 시장을 개척한 한국 비즈니스맨들이 많다.
수교 10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스스로를 '중국 진출 1세대'라고 부른다.
태성무역 최영철 사장은 지난 89년 칭다오에서 최초의 한국합자기업이었던 삼양식품에 다니다 무역회사를 차렸다.
"배를 타고 중국에 처음 왔을 때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엄청 고생했는데 이젠 눈에 띄는 게 한국 식당이에요. 참 많이 변했어요."
가족들 모두 칭다오로 건너온 그는 "화교들이 세계 자본을 흔들고 있듯이 언젠가 우리도 서해를 건너 한국에 투자하는 것이 꿈"이라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세계적 지퍼메이커인 YBS의 안정찬 칭다오 법인장.
지난 93년 이곳에 자리 잡았다.
안 법인장에게 중국은 그야말로 '기회의 땅'이었다.
97년 한국 본사가 부도가 났지만 칭다오 현지법인이 재기의 발판이 됐기 때문이다.
요즘 불법 복제상품이 난무해 골치가 아프다는 그는 "중국에서 카피 상품이 나오는 것은 곧 성공 기업이라는 징표라고들 하니 YBS도 이제 제법 유명한 기업이 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운동용품 제조업체인 스타의 조문형 칭다오 법인장.
수교전인 91년 칭다오땅을 밟은 그는 10년 넘게 공장 한쪽에 마련된 열악한 기숙사에서 직원들과 함께 살고 있다.
옌지스타축구전문학교 칭다오해운축구학교 등 유소년 축구 클럽도 만드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 땅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기업인들이 있는 반면 준비없이 왔다가 빈털터리로 돌아가는 사람도 적지 않다.
칭다오한국상회 윤영섭 회장은 "사전준비를 한 뒤 와도 만만치 않은게 중국 시장인데 계획없이 왔다 사업이 망한 뒤 중국 욕을 하는 한국 사람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칭다오=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