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보유 줄이지 않겠다" 77%..전경련, 500대기업 조사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올들어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부분 기업들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늘어난 현금보유 규모(캐시플로)를 줄이지 않을 방침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5일 매출액 상위 5백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 자금운용 실태조사' 결과 지난 8월말 기준 기업의 현금보유액은 작년 8월말에 비해 증가했다는 응답이 46%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현금보유 규모가 작년에 비해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응답은 22%에 그쳤고 나머지 32%는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금보유 규모가 커진 이유는 대부분 매출증대로 인한 영업수익 증가(77%)였으며 '투자감소'를 꼽은 경우도 8%나 됐다. 기업들의 여유자금 운용방식은 은행예치가 59%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비은행 금융기관(36%) 유가증권(25) 부동산(1%) 등의 순이었다. 현금은 늘었지만 투자수요가 부진한데다 운용수익률이 저조함에 따라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기업이 48%에 달했다. 기업들은 이처럼 자금운용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앞으로 현금보유 규모를 현 수준으로 유지(60%)하거나 더 늘리겠다(17%)고 응답한 업체가 77%에 달했다. 나머지 23%도 투자여건이 좋아져야 현금보유를 줄이겠다고 응답해 대부분의 기업들이 향후 경제환경이 불투명한데 대비해 현금보유 규모를 줄이지 않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기업들은 적정 현금 보유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과제로 경제 불확실성 해소(44%) 경기진작(26%) 저금리 정책기조 유지(20%) 등을 제시했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