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7일자) 대덕 밸리를 다시 주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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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엊그제 벤처기업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두건의 주목할 만한 토론회가 열렸다.
하나는 한국경제신문이 대전상의,현대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대전에서 가진 '대덕밸리 성장전략' 심포지엄이었고 다른 하나는 삼성경제연구소가 주최한 '산업 클러스트(cluster:집적단지) 활성화 방안' 토론회였다.
때마침 오는 25일 세계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벤처기업가들의 모임인 INKE(한민족 글로벌 벤처네트워크)대회를 앞둔 시점이기도 해 이들 토론회는 더욱 관심을 끌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 '대덕밸리 성장전략 토론회'에는 현지의 벤처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하기도 했다.
벤처를 되살리자는 움직임이 도처에서 움트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토론회에서는 국내 최대의 첨단산업 연구단지인 대덕밸리를 벤처회생의 중심축 내지는 R&D허브로 육성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한 다양하고도 전략적인 발전 대책이 긴요하다는 견해들이 제시됐다.
이미 30년의 연구축적 기간을 쌓아온 대덕연구단지를 포괄하고 있는데다 수도권과는 달리 제조벤처들이 주축(밸리내 벤처기업수의 69%)을 이루고 있고 1만여명의 연구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핀란드의 울루테크노폴리스와 같은 첨단기술 메카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지적이었다.
동시에 문제점들도 드러났다.
대부분 기업들이 업력 2,3년의 신생기업에 불과하고 2조원으로 추정되는 연구개발비용에 비해 산출이 매출 1조5천억원,수출 3천4백만달러 등으로 미약하며 국제적 네트워크가 전무한 것 등은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특히 이곳에서 활동하는 8백여 기업 대부분이 파이낸싱과 마케팅 분야에서 매우 취약해 보유 기술을 상업화하는데 심각한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같은 문제점들이 대덕밸리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집적지(클러스터)'로서의 이점을 고려한다면 이곳에서라도 시급히 종합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들은 경청할 가치가 있다.
일부 기업이 머니게임에 몰두하면서 벤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넓게 퍼져있음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정부의 벤처행정 체계를 일원화하고 지자체 간의 과도한 경쟁에 따른 자원 분산을 지양하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술기반이 확고한 글로벌 벤처 집적지가 구축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가야 할 때다.
바로 그런 점에서 대덕밸리의 중요성은 날로 더해가고 있다 할 것이고 그래서 더욱 그 장래에 주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