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일터] '한국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 .. 신뢰.존중...감동경영

"직원을 신뢰하고 존중할 때 최선의 업무 결과가 나온다" 한국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의 미국 본사인 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는 경제 잡지 포천이 지난 2월 일하기 좋은 미국 1백대 직장 중 31위로 뽑았던 회사다. 포천이 애질런트를 일하기 좋은 곳으로 선정한 이유는 높은 임금이나 평생 직장을 보장하기 때문이 아니다. 이 회사의 강점은 최고 경영진이 실적 현황을 모든 직원과 가감없이 공유하고 사소한 사안에도 그들의 의견을 반영함으로써 직원들이 경영진의 방침을 믿고 따른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일하기 좋은 곳인 이 회사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불황기에 해고와 임금삭감을 무리없이 해낸다. 이에 대해 지난 3월 한국애질런트를 찾았던 네드 반홀트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콜로라도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감원을 실시했는데 4백여명이 편지를 보내 그동안 일해서 좋았고 언젠가는 다시 돌아와 일하고 싶다는 뜻을 알려왔다"며 "무척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일하기 좋은 직장의 조건에 대해 "경영진과 직원들간 숨기는 것이 없고 직원들 각자가 대접받고 있다고 느끼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애질런트 역시 마찬가지다. 윤승기 사장은 매달 모든 직원을 모아 "커피토크(coffee talk)"를 갖는데 신입 사원을 비롯한 직원들 소개가 첫 순서다. 윤 사장은 "구성원인 사람이 가장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 회사는 작은 사안을 결정할 때도 직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는 문화를 갖고있다. 따라서 종업원들의 의견을 묻는 서베이(survey)가 잦다. 출장으로 생긴 마일리지 처리 방법과 외부행사에서 받은 상금 활용처,카페테리아에서 마시고 싶은 음료수 종류와 회의실 이름도 사내 설문을 실시해 결정했다. 이 회사 문진영 대리는 "이 회사가 첫 직장이긴 하지만 애질런트는 직원을 신뢰하고 존중하는 회사라는 생각이 든다"며 "먼저 믿어주고 존중할 때 직원은 최선을 다해 일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준 대리(기술영업팀 엔지니어)는 "개인의 업무에 대해 재량권을 많이 인정해 주는 게 우리 회사의 좋은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분위기 때문에 할 일이 없는데도 주말에 출근을 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서류 작업을 할 필요가 없다"며 "내 일에만 집중할 수 있고 일한 대로 보상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애질런트는 99년 휴렛팩커드에서 계측기기와 전자부품사업이 분사해 탄생했다. 휴대폰및 반도체용 계측기.단말기 부품.화학 및 제약 분석기를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해 전세계에서 84억달러,한국에서 3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윤사장은 "1939년 HP 창업이래 줄곧 실천해온 "The HP Way"란 기업 경영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의 철학은 직원을 신뢰하고 존중할 때 업무에도 최선의 결과가 나온다고 믿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