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종합] 이틀째 급락, "추세 반전 vs 하락 조정"

환율이 전날에 이어 급전직하, 2주중 가장 낮은 수준까지 밀렸다. 장중 진폭이 18원 이상에 달해 불안한 장세를 반영했다. 반등 시마다 달러매도가 등장, 장중 1,230원대까지 경험했다. 개장초 1,250원대에서 전날 폭락에 따른 낙폭 만회 움직임이 있었으나 물량 부담을 견디지 못했다. 골드만 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역외세력은 혼조를 보인 가운데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 매수가 많지 않아 부담을 가중했다. 달러/엔 환율도 반락흐름을 보였고 주가도 큰 폭 올라 환율 상승요인이 없어졌다. 결제수요도 환율 급락세의 연장으로 자취를 감췄다. 아직 처분하지 못한 물량이 남은 것으로 예상돼 추가 하락도 가능해 보인다. 17일 달러/원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6.30원 내린 1,240.60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4일 1,232.40원이후 가장 낮았다. 이날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256.00원, 저점은 1,237.70원을 기록했다. 전날 20.60원의 진폭에 이어 18.30원을 움직여 이틀 내리 10원 이상 폭넓게 이동했다. ◆ 단기 추가 하락 농후 = 시장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전날 폭락에 이어 숨돌릴 틈도 없이 예상외로 강한 급락세가 연장된 까닭이다. 그동안 환율 상승기에 시장 출회를 미뤄왔던 물량이 손 쓸 틈도 없이 쏟아졌으며 아직 처분할 물량이 남은 것으로 진단된다. 매매주문이 얇아 소액으로도 시장이 쉽게 흔들리고 있다. 큰 반등에 대한 조정인지, 반등을 끝내고 하락하는 것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시간을 필요로 하고 있다. 다음날 1,230원대의 본격적인 진입여부는 달러/엔과 관계를 맺을 가능성이 있다. 이날 1,240원 밑에서 경계감을 확인하긴 했으나 달러/엔이 124엔 밑으로 가면 1,230원대를 무난하게 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진단된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일시적인 달러매수(롱)플레이가 힘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채 꼬꾸라졌다"며 "역외의 경우 모건스탠리는 사고 골드만삭스는 파는 모양새였으며 1,250원대에서 업체 네고가 많이 실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정유사 결제가 한풀 꺾인 데다 급락 추세에 대한 단기적인 반등이 어느정도 이뤄진 것 같다"며 "다만 1,240원 밑에는 경계감이 있는 것 같으나 재상승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대우차 물량처분을 미루다가 급하게 내놨으며 섣부른 달러매수 시도가 낙폭을 더 깊게끔 유도했다"며 "역외에서 NDF정산관련 매수가 미적지근해서 역내 매물부담이 가중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기 관점에서 얼마나 더 빠질 것인지를 놓고 달러/엔이 관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기술적으로 다음 지지선이 1,230원이나 중간에 갭을 감안, 내일 달러/엔이 124엔 밑으로 가면 1,234∼1,235원까지 하락할 여지를 두고 있다"고 전망했다. ◆ 물량 부담, 엔 강세 = 시장은 전반적으로 물량 부담을 느꼈다. 미뤄왔던 GM의 대우차 관련 물량이 급하게 쏟아졌고 외국인 주식순매수, 업체 네고물량 등이 곁들여졌다. 은행권은 보유물량을 적극적으로 덜어냈다. 역외가 NDF정산관련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지 않음으로 인해 차츰 물량 부담이 더 커졌다. 간밤 뉴욕에서 증시 폭락으로 소폭 하락, 124.42엔에 마감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반등이 제한된 채 소폭 하향했다. 도쿄 개장초 반등을 꾀했던 달러/엔은 닛케이지수의 나흘째 상승으로 반락, 124.10엔까지 밀렸다. 달러/엔은 오후 5시 30분 현재 124.29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이날 100엔당 1,000원을 축으로 등락했으며 같은 시각 997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853억원의 매도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124억원의 매수우위를 가리켰다. 닷새만에 주식순매도로 돌아섰으나 환율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북한의 핵 개발계획 인정소식과 필리핀 폭탄 폭발이 있었으나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북핵문제가 미국의 대응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 심리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환율 움직임과 기타 지표 = 전날보다 9.10원 높은 1,256.00원을 개장가이자 고점으로 등록한 환율은 오전 9시 32분경 1,252.50원으로 내린 뒤 한동안 1,253.00~1,254.80원에서 움직였다. 그러나 매물 부담 가중으로 빠른 속도로 하락한 환율은 10시 45분경 1,241.50원까지 추락했다. 이후 역외매수 등으로 추가 하락이 저지된 환율은 1,241.70~1,244.50원을 거닐다가 1,243.9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243.8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곧 1,243.50원으로 내려선 뒤 역외매수로 1시 59분경 1,249.90원까지 솟구쳤다. 그러나 매물부담으로 추가 상승이 막힌 환율은 다시 하락 반전, 한동안 1,243∼1,244원을 오갔다. 이후 외국인 주식순매수분 출회, 달러되팔기(롱스탑)으로 환율은 4시 17분경 저점인 1,237.70원까지 빠진 뒤 1,240원대로 다시 반등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8억2,000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4억2,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12억3,000만달러, 3억5,000만달러가 거래됐다. 18일 기준환율은 1,246.0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