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금융읽기] 연말 환위험 관리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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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국내기업들의 경험을 감안할 때 연말 환위험 관리는 그해 경영실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요즘 들어 원화 환율이 추세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환율변동폭이 다시 커지면서 수입업체를 중심으로 이중고(二重苦)가 되고 있다.
앞으로 환율변동성은 줄어들기보다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대외적으로는 미 달러화 가치가 각국의 경제여건에 따라 차별화(decoupling) 양상이 심해질 것으로 보는 것이 주요 환율예측기관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우리 외환당국도 가능한 한 인위적인 개입을 자제해 환율을 시장자율에 맡겨 놓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환위험 관리기법은 기준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되고 있으나 사용기법에 따라 내부관리기법과 외부관리기법으로 나뉜다.
내부관리기법이란 기업이 환위험 관리를 위해 추가적인 거래없이 내부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말한다.
재무제표 조정이나 가격정책 변화 등 일상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기업 자체적으로 환위험을 줄이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환차익까지 얻는 수단이다.
이런 내부관리기법으로는 상계와 매칭,리딩과 래깅,자산관리부채 종합관리,결제통화 조정,재송장 전략 등을 들 수 있다.
일부 기업들이 원자재와 부품의 투입시기를 조정하거나 공장입지를 전략적으로 선택해 환위험을 줄이는 경우도 이에 해당된다.
반면 외부관리기법은 외환·금융시장을 통해 별도의 거래를 함으로써 내부관리기법으로 제거하지 못한 환위험을 줄이는 방안을 말한다.
이 기법은 내부관리기법보다 환위험을 제거하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지만 별도의 거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이런 외부관리기법으로는 선물환과 통화선물,통화옵션,통화스와프 등을 들 수 있다.
이밖에 단기금융시장을 이용하거나 팩토링,환율변동 보험 등이 자주 활용된다.
요즘 국내기업들은 선물환 계약에 의한 헤지나 통화스와프 등 외부관리기법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그러나 기업 내부적으로 상계나 매칭,리딩과 래깅,자산부채종합관리 등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관리기법은 충분하게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환위험이 발생하면 국내기업들은 먼저 내부적으로 환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만약 환위험이 내부관리기법에 의해 제거되지 않으면 그때가서 외부관리기법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순서다.
환위험 관리기법이 결정되면 다음에는 환위험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를 정해야 한다.
다시 말해 단순히 환위험을 최소화하는 데에 그칠 것인가 아니면 환차익을 극대화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서야 보다 적절한 환위험 관리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
내부관리기법이 중개기관(agency)을 개입시키지 않고 자체적으로 환위험을 회피하는 방법이므로 거래비용이 저렴하고 상황이 반전됐을 때 거래를 상쇄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기업의 특성상 간헐적으로 수출하는 기업과 계속적으로 수출하는 기업간의 환위험 관리전략도 달리해야 한다.
만약 간헐적으로 수출하는 기업이라면 수출과 동시에 선물환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환율변동과 관계없이 매출액을 일정금액의 원화로 확정짓는 것이 바람직한 방안이다.
반면 수출을 계속하는 기업은 현재 거래되는 선물환율은 확정돼 있으나 미래시점에 거래하게 될 선물환율은 현물환율과 마찬가지로 계속 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는 선물환 거래를 하더라도 미래 매출이익의 변동가능성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수출이 계속 이뤄지는 기업들은 우선적으로 내부관리기법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특히 국내기업들은 미 달러화의 결제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결제통화를 적절히 선정함으로써 환위험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밖에 외부관리기법을 사용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통화스와프,통화선물과 같은 파생금융상품시장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초기 단계에서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은 전문가와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