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리니지

온라인게임 '리니지(lineage)'에 대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18세 이용가' 등급 판정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리니지는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1998년 9월부터 상용화,현재 계정 수만 1천만개가 넘는다. 대만과 중국 등 아시아 일대에 수출되고 일본엔 소프트뱅크와의 합작사인 엔씨재팬을 통해 지난해 9월부터 서비스되는 국산 온라인게임의 대명사다. 그러나 게임 중 상대편 캐릭터를 죽이는 'PK(Player Killing)'로 인한 폭력 및 중독성 수위가 높은데다 게임에 필요한 아이템(무기ㆍ장비)을 둘러싼 현금거래의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직업 삼아 하는 사람이 등장하고 사기,폭력 등 범죄도 생겼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당연한 처사라며 반기는 쪽도 있지만 반발도 만만치 않다. 엔씨소프트에선 상반기 중 현금거래를 유도하는 계정 30만개를 삭제하는 등 노력했다는 주장이고 PC방에선 리니지를 서비스 못하면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울상이다. 게임업계는 문화콘텐츠를 육성한다는 문화부가 오히려 발목을 잡는다며 이번 판정이 등급제를 검토 중인 중국에 영향을 줘 수출에 막대한 지장을 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청소년 게이머들은 리니지보다 더 잔인한 것도 많으며 현금거래도 금하고 있지만 다른 데선 훨씬 비싼 값에 이뤄지는 것도 있다고 얘기한다. 실제 온라인 아이템 현금거래를 중개하는 사이트가 있고 최근 게임사가 이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다. 게임 자체보다 사회적 파장이 문제가 된 셈이다. 세계 게임시장은 올해말 6백12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은 1조3천5백42억원으로 세계시장의 2%가 안된다. 온라인게임은 일본이 독차지한 아케이드와 미국 중심의 PC게임에 비해 우리가 비교우위를 지닌 부문이다. 시장성과 도덕적 잣대의 균형을 맞추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당연하다''말도 안된다'는 논란에 매달리기보다 이번 기회에 잔인할수록 인기있다는 국내 게임 환경이나 현금거래 등이 판칠 수 있는 풍토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졌으면 싶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